차인표, 데뷔 33년 만에 만난 첫 연극
핵심 요약
차인표가 데뷔 33년 만에 ‘죽은 시인의 사회’로 첫 연극 무대에 올랐다. 그는 긴 세월을 살아낸 자신만의 키팅을 통해 젊은 세대와 삶의 선택에 관한 생각을 나누고 있다. 소설가로도 활동해 온 차인표는 장편 ‘인어 사냥’의 연극화가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배우 차인표(59)가 지난달 18일 서울 대학로 NOL씨어터 우리카드홀에서 개막한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로 데뷔 33년 만에 처음 연극 무대에 섰다. 그는 11일 NOL씨어터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긴 연습 기간과 상대적으로 적은 대우 때문에 과거 여러 출연 제안을 뒤로 미뤘지만, 나이가 들며 익숙한 틀에 머물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도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차인표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불안과 부끄러움이 따르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기쁨도 크다고 말했다. 수백 차례 연습과 팀워크로 완성되는 연극이 배우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며 더 일찍 무대에 서지 않은 점을 아쉬워했다. 이번 작품을 자신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으며, 공연은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작품은 1950년대 보수적인 명문 사립학교에 부임한 교사 키팅이 입시 중심의 억압적인 환경에 놓인 학생들에게 주체적인 삶과 문학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이야기다. 1989년 피터 위어 감독의 영화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맡았던 키팅을 연기한 차인표는 21세 때 영화를 보고 받은 울림을 바탕으로, 긴 세월을 살아낸 자신만의 ‘늙은 키팅’을 진정성 있게 보여주고 젊은 세대와 생각을 나누고자 했다.
차인표와 연출진은 키팅의 가르침이 오늘날 청소년에게 무책임한 감성으로 비칠 가능성도 고민했다. 그는 작품의 중심이 제도 비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틀 속에서도 다른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삶의 본질에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연에 초청된 보육원 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 200여 명 가운데 많은 이가 눈물을 보인 경험을 들며 연극의 위로하는 힘을 강조했다. 2009년 ‘잘가요 언덕’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해 2022년 ‘인어 사냥’으로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신진상을 받은 그는 이날 ‘인어 사냥’의 연극화도 준비 중이라고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