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해법, 저층주거지 재설계로 넓혀야
핵심 요약
서울과 일부 수도권의 집값 급등 속에 아파트 중심의 주거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녹지와 생활 기반시설이 부족한 저층주거지의 환경 악화가 아파트 선호를 강화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공원·도서관·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저층주거지 개발과 공공 투자가 주거 선택지를 넓힐 대안으로 제시된다.
서울과 일부 수도권의 주택 가격이 물가 상승 폭을 크게 웃돌며 수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오른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아파트에 집중된 주거 정책과 수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 단독주택과 빌라, 오피스텔 등 다양한 주거 유형을 외면한 채 아파트만 사실상 주택으로 여기는 인식이 가격 불안을 풀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집값 급등으로 월급을 모아 서울과 일부 수도권의 주택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청년층은 자산 형성의 기회가 막혔다는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는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으로 이동했다가 큰 손실을 겪기도 했다. 정부가 대출 규제와 공급 확대, 비거주 주택의 보유세 인상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수요 억제와 단기 공급, 세제 조정만으로는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한계도 드러났다.
저층주거지의 환경 악화는 아파트 선호를 강화한 배경으로 꼽힌다. 과거 단독주택이 모인 골목에는 집마다 나무와 꽃이 자리했지만, 주택이 빌라로 바뀌는 과정에서 녹지가 사라지고 건물이 빽빽한 풍경이 남았다. 울창한 숲을 갖춘 아파트 단지는 폭염에도 비교적 적정한 온도를 유지한 반면, 나무가 사라진 저층주택가는 사람이 생활하기 힘들 정도로 온도가 치솟는 현상도 확인됐다.
주거 선택지를 넓히려면 개발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저층주거지를 포함하고 공공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모든 지역을 아파트로 바꾸기보다 나무와 꽃, 작은 공원과 도서관, 주민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생활형 단지로 정비해 저층주거지만의 주거 가치를 회복하는 방식이다. 저층주거지가 다양한 생활 수요를 담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 아파트에 몰린 수요를 분산하고 주택 문제를 바라보는 정책의 폭도 넓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