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풍혈 틈새서 확인된 한여름 5도
핵심 요약
진안 풍혈의 바위틈에서 알코올 온도계가 수분 만에 5도까지 내려갔다. 수선루 타포니 동굴과 풍혈냉천에서는 옹달샘과 냉기, 생태 환경이 확인됐다. 풍혈 산비탈은 지질학적 생태연구와 환경 보존을 위해 당분간 출입이 제한된다.
기온이 40도에 육박한 지난 3일 전북 진안의 수선루와 풍혈냉천에서는 한여름 더위와 뚜렷이 대비되는 자연 냉기가 확인됐다. 성수면 냉천의 수면 가까이에 알코올 온도계를 세우자 눈금은 10도까지 내려갔고, 인근 풍혈의 바위틈에서는 수분 만에 40도 가까운 지점에서 5도까지 떨어졌다. 온도계는 4도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풍혈 앞에서는 서늘한 기운이 지속됐다.
마령면 수선루는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역암 절벽의 타포니 동굴 안에 자리한다. 약 350년 전 세워진 건물로, 1층 문루와 2층 누정에 돌담을 잇고 비탈진 동굴 지형을 건축의 토대로 활용했다. 동굴 깊은 곳에는 이끼 낀 작은 옹달샘과 산개구리가 확인됐으며, 샘에서 나온 물은 바닥을 따라 가늘게 흘렀다. 기와지붕과 암석 천장 사이로는 섬진강 상류 물줄기와 푸른 산세가 펼쳐졌다.
수선루에서 섬진강을 따라 약 7㎞ 이동한 풍혈냉천의 약수터는 도로 아래쪽에 조성돼 있다. 자연석 우물 벽에는 이끼와 작은 식물이 자라고 있었고, 석판에는 ‘冷泉藥水’가 새겨져 있었다. 햇빛이 돌담 안으로 들어왔지만 차가운 물은 주변의 서늘함을 유지했다. 다만 현재 약수터에는 ‘음용 불가’ 안내가 부착돼 있어 물을 마실 수 없는 상태다.
1990년대 여름 피서객이 몰렸던 풍혈냉천은 지금은 비교적 한적하다. 산비탈로 이어지는 길에는 사유지이자 지질학적 생태연구 예정지라는 이유로 출입을 막는 안내문이 설치됐다. 접근 가능한 바위틈에서는 냉기와 미세한 김, 암반 끝에 맺힌 물방울을 볼 수 있었다. 이 일대는 플라이스토세 빙기의 주빙하성 환경에서 형성된 자연 지질 유산으로, 수선루의 타포니 지형과 함께 보존과 탐방 여건 마련의 필요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