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사서 마주한 가톨릭·불교, 세계 평화 협력 다짐
핵심 요약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대표단 35명이 서울 진관사를 찾아 불교계와 세계 평화를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13개국 성직자와 학자들은 경내를 둘러보고 종교 간 상호 이해와 우정을 주제로 대화했다. 쿠바카드 추기경은 진관사 관계자들을 교황청에 초청하고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연대를 제안했다.

가톨릭 성직자와 불교 스님들이 3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종교의 경계를 넘어 세계 평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장관 조지 쿠바카드 추기경과 차관 인두닐 코디투와쿠 몬시뇰 등 대표단 35명은 대웅전 앞에서 스님들과 함께 “종교를 넘어”, “월드 피스”를 외치며 연대 의지를 밝혔다.
미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13개국의 주교·신부·수녀·학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은 주지 법해 스님의 안내를 받아 대웅전과 칠성각 등 경내를 살펴본 뒤 차담을 가졌다. 쿠바카드 추기경은 종교가 달라도 사회의 평화는 인간 내면의 평화에서 출발한다는 믿음을 공유한다며, 만남을 통해 상호 이해와 공동체 사이의 우정이 깊어지기를 희망했다. 법해 스님도 가톨릭의 사랑과 불교의 자비가 생명의 존엄과 평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고 화답했다.
진관사는 조선시대 왕실이 주도했던 국행수륙재의 전통을 계승한 사찰이다. 수륙재는 물과 육지를 떠도는 영혼에게 공양을 올리고 모든 생명의 평안을 기원하는 불교 의례다. 법해 스님은 진관사가 모든 사람의 마음과 세계의 평화를 기도하는 공간이며, 국행수륙재에도 생명 존중과 평안의 염원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단은 4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열리는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국제 콜로키움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지만 진관사 방문은 처음인 쿠바카드 추기경은 사찰의 아름다움과 함께 경내에서 느낀 평화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밝혔다. 그는 레오 14세 교황의 평화 메시지를 소개하고, 진관사 관계자들을 교황청에 초청했다. 한국 불교계의 헌신과 영성에도 감사를 표하며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한 공동 노력을 제안했다. 법해 스님은 이번 교류가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