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자료 허위 제출, 고발 범위 넓어진다
핵심 요약
공정위가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누락 행위의 원칙 고발 범위를 확대한다. 인식가능성이 경미해도 중대성이 현저하면 형사고발 대상이 될 수 있다. 개정 지침은 쿠팡의 2024년 자료 제출 행위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허위로 내거나 일부 내용을 누락한 행위에 대한 형사고발 기준을 강화한다. 제출자가 위반 사실을 인식할 가능성이 낮게 평가되더라도 사안의 중대성이 현저하면 원칙적으로 고발할 수 있도록 기준을 바꾼다. 2020년 지침 제정 이후 첫 개정으로, 개정안은 오는 26일까지 행정예고된다.
개정안은 친족·거래·출자 관계와 함께 자료제출 경험을 인식가능성 판단 요소로 구체화했다. 현행 지침에서는 인식가능성이 ‘경미’하고 중대성이 ‘현저’한 경우 원칙적으로 경고했지만, 앞으로는 고발 대상으로 분류한다. 인식가능성과 중대성이 모두 ‘상당’한 경우도 원칙 고발하며, 최근 3년 안에 경고 이상 조치를 받은 사람이 같은 위반을 반복하면 고발한다는 기준도 명문화했다. 다만 의무 위반 가능성을 당시 알지 못했다는 점이 객관적 자료로 입증되면 고발하지 않을 수 있다.
이번 개정은 쿠팡의 2024년 지정자료 제출 논란과도 맞물려 있다. 공정위는 지난 4월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면서, 쿠팡이 친족의 국내 계열회사 경영 참여가 없다는 취지로 제출한 확인서의 허위 여부를 별도로 살피기로 했다. 김 의장의 친동생 김유석 부사장이 국내 계열회사의 핵심 업무에 관여하고 약 140억원의 보수를 받은 사실이 검토 배경이 됐다.
개정 기준을 가정해 적용하면 김 부사장을 임원이 아닌 파견 실무자로 판단해 경영 관여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더라도, 확인서가 사실과 다르고 위반의 중대성이 현저하다고 평가되면 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새 지침은 2024년 제출 행위에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쿠팡이 2021년 지정자료 누락으로 경고받은 전력도 새로 명문화된 3년 내 반복 위반 기준에 해당하는지는 불명확하다.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을 둘러싼 행정소송과 지정자료 허위 제출 여부는 법리적으로 별개여서, 소송 확정 전에도 고발 필요성을 따로 검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