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조례에서 시작된 생활·행정 혁신
핵심 요약
지역에서 출발한 생활 밀착형 조례가 전국적인 제도로 확산했다. 100원 택시는 현재 전국 140여 개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다. 정보 공개와 업무추진비 공개 조례는 법률과 행정 기준으로 정착했다.
주민 생활과 맞닿은 지방의회 조례가 교통 복지와 행정 투명성을 높인 뒤 전국 제도로 확산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농촌 주민의 이동 부담을 줄인 공공 택시, 행정 정보 공개, 지방자치단체 고위직 업무추진비 공개가 대표적이다. 지역 현안을 해결하려고 도입한 제도가 여러 지자체로 퍼지고 국가 차원의 법률이나 행정 기준으로 정착했다.
충남 서천군의회는 2013년 5월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아 주민들이 30~40분씩 이웃 마을까지 걸어가야 했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이른바 ‘100원 택시’ 조례를 만들었다. 면 소재지까지 이동하는 주민이 100원만 내고 나머지 비용은 지자체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같은 해 7월 충남 아산시의회도 유사한 조례를 제정했고, 2014년에는 전남도가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공공 택시를 도입했다. 현재 전국 140여 개 지자체가 교통 소외 지역에서 공공 택시를 운영한다.
행정 정보 공개의 출발점도 지방의회였다. 충북 청주시의회는 1991년 법률상 비공개 대상이거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정보를 제외하고 행정 정보를 공개하도록 조례를 제정했다. 내무부는 상위법이 없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고 청주시는 의결 취소 소송까지 냈지만, 대법원은 1992년 지역 주민의 알 권리를 위한 정보 공개 요구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제도는 2년여 만에 180여 개 지자체로 확산했고, 1996년 공공기관 정보공개법 제정으로 모든 공공기관에 자리 잡았다.
경기 안산시의회는 2003년 시장과 시 국장급 이상 공무원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별도 정보공개 청구 없이 홈페이지와 시보에 공개하도록 조례를 마련했다. 일부 시의원의 반발에도 다수 의원은 시민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제정을 추진했다. 행정안전부가 2011년 모든 지자체의 업무추진비 공개를 의무화하면서 8년 만에 전국 기준이 됐고, 고위직이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다루던 관행도 크게 줄었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방의회의 순기능을 넓히려면 주민이 의정 활동을 꾸준히 살피고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