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방문객 숫자 넘어 목적·정체성으로
핵심 요약
지역축제 수와 예산이 6년 동안 크게 늘며 지역경제 활성화 수단으로 비중이 커졌다. 관광형·산업형·주민형 축제의 목적에 맞춰 서로 다른 성과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전문적인 장기 운영과 지역 상권 연계를 통해 규모보다 정체성·산업성·지속가능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내 지역축제가 빠르게 늘면서 성과를 방문객 수가 아닌 지역에 남긴 가치로 평가해야 한다는 과제가 떠올랐다. 전국 지역축제는 2019년 884개에서 2025년 1214개로 37% 이상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예산은 3448억원에서 6195억원으로 약 1.8배 확대됐다. 지역소멸과 인구 감소 속에서 축제는 단기간에 관광객을 모으고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정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문화관광축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5827억원으로 추산됐다. 울산 태화강마두희축제는 예산 7억8000만원으로 방문객 소비지출 402억원 이상을 창출했고, 강릉커피축제에는 52만명이 찾아 442억원을 지출했다. 다만 관광·산업·주민 화합 등 목적이 다른 축제를 유사한 잣대로 평가하면서 유명 가수 공연과 먹거리 부스, 불꽃놀이, 포토존이 지역마다 반복되는 한계도 드러났다.
축제의 목적에 맞춘 성과 체계가 필요하다. 관광형은 외지 방문객의 체류 시간과 숙박·지역 소비를, 산업형은 기업 매출과 계약·판로 개척을 살펴야 한다. 주민 중심 행사는 참여와 공동체 형성, 지역문화 계승이 핵심이다. 지난해 650만명이 방문한 독일 옥토버페스트는 뮌헨 맥주와 바이에른 생활문화를 200년 넘게 중심에 두고 있다. 미국 오스틴의 SXSW는 음악에서 영화·기술·전시·기업 교류로 영역을 넓혀 2024년 3억7000만달러의 지역 경제활동을 만들었다.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단체장이나 담당 공무원 교체에도 축제의 방향을 이어갈 조직의 기억이 요구된다. 전문 조직과 관광재단은 브랜드·콘텐츠를 중장기적으로 관리하고, 지자체는 재원과 교통·안전·시설을 맡는 구조가 필요하다. 기업도 협찬을 넘어 신제품과 시장을 시험하는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다. 행사장을 숙박시설과 전통시장, 음식점, 관광지, 지역기업으로 연결해 체류와 소비를 넓히고, 축제 이후 기업·일자리·공동체와 재방문 이유가 무엇으로 남았는지를 성과로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