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 전액 장학금, 대학 선택 변수로
핵심 요약
정부가 비수도권 국립대 30곳의 등록금을 사실상 전액 지원하는 지역균형장학금을 추진한다. 국내외 연구에서는 등록금 지원이 지원율과 등록률, 수도권 대학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의 지속적 성과는 지방 사립대 피해를 줄이면서 지방 국립대 경쟁력을 높일 후속 투자에 달렸다.
교육부가 비수도권 국립대 30곳의 등록금을 사실상 전액 지원하는 ‘지역균형장학금’을 추진한다. 지난 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제시된 방안으로, 2027학년도 도입이 목표지만 시행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신입생부터 지원하면 연간 약 1000억원, 1~4학년 전체로 넓히면 약 400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비수도권 국공립대의 연평균 등록금은 396만6000원으로 수도권 사립대 807만1000원의 49% 수준이었다. 비용 차이가 큰데도 대학 평판과 취업률 등을 중시한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을 선택해왔다. 이번 지원은 서울 최상위권보다 수도권 중상위권 사립대와 지방 거점 국립대 사이에서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에게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기존 국가장학금 수혜가 적었던 소득분위 9·10구간 학생도 주요 수혜층으로 꼽힌다.
등록금 부담을 없애겠다는 사전 보장이 대학 선택을 바꾼 사례도 확인됐다. 2021년 미국 미시간대 연구에서는 성적이 우수한 저소득층 학생에게 합격 시 4년간 등록금과 수수료 전액 지원을 약속하자 지원율이 26%에서 68%로, 실제 등록률은 12%에서 27%로 상승했다. 국내 비수도권 고교생 2323명을 분석한 지난해 연구에서도 장학금 혜택을 중요하게 여길수록 수도권 대학을 선택할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다만 전액 장학금만으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어렵고, 지방 사립대가 더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등록금보다 대학의 평판과 취업 성과가 수도권 진학에 더 크게 작용해온 만큼 지방 사립대와 국립대 사이에서 고민하던 학생이 국립대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기적 성과를 내려면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3대 메가프로젝트 등 지역산업·지방대 육성 정책을 구체화하고 지방 국립대의 경쟁력을 지속해서 높여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