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가족 업체로 쏠린 수의계약
핵심 요약
A씨 당선 전후 여동생 건설업체의 관급 수의계약 매출이 2.3배 증가했다. 현행 제도는 형제 등 친족 업체와 지방자치단체의 계약을 충분히 제한하지 못한다. 지방의회 20곳 조사에서 의원 또는 가족 업체의 수의계약 1391건이 확인됐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에 당선된 A씨의 여동생 B씨가 운영하는 건설업체는 당선 전후 3년 사이 관급 공사 수의계약 매출이 6억6900만원에서 15억6000만원으로 2.3배 늘었다. 계약 건수도 41건에서 84건으로 증가했다. A씨는 업체 선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며 지자체도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A씨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전북에서 출판업체를 운영하다 같은 해 기초의원이 된 C씨의 사례도 논란이 됐다. 당선 뒤 대표자는 C씨의 조카로, 업체 명칭도 바뀌었으나 이 업체는 해당 지자체에서 사업 홍보 책자 제작 등 230건, 3억2000만원 규모의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확보했다. C씨 역시 계약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북에서는 지분 34.5%를 보유한 기초의원 D씨의 업체가 2022~2023년 1억7527만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사실이 지난해 3월 감사에서 확인됐다.
지방계약법은 지방의원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이 지분 50%를 초과해 가진 업체의 수의계약을 막고 있다. 2022년 5월 시행된 이해충돌방지법은 의원 본인의 제한 기준을 지분 30% 이상으로 강화했지만 형제나 그 밖의 친족이 운영하는 업체에는 같은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일부 현장에서는 수억원대 사업을 2000만원 이하로 나누거나, 지방의원이 특정 업체를 지목한 뒤 사업이 진행되는 사례도 제기됐다.
이권 개입 의혹은 청소·조경뿐 아니라 임대주택, 역세권 개발, 태양광과 산업단지 분양 등으로 넓어지는 양상이다. 전 서울시의원 김경씨는 남동생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 등을 받고 있으며, 남동생 회사가 SH와 계약한 뒤 오피스텔을 282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22~2024년 지방의회 20곳의 의원 518명을 조사한 결과 의원 또는 가족 업체의 수의계약은 1391건, 31억원에 달했다. 민간 활동 내역을 내지 않은 의원도 308명으로 전체의 6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