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 자율형 AI로 반도체 설계·검증 자동화
핵심 요약
지멘스가 다중 AI 에이전트로 반도체 설계·검증·오류 수정을 자동화했다. 퓨즈는 장시간 자율 작업을 수행하고 물리 법칙 기반 EDA 엔진으로 결과를 재검증한다. 개방형 AI 모델 구조를 앞세워 한국의 메모리·AI 칩 고객과 협력을 확대한다.
지멘스가 여러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반도체 설계와 검증, 오류 수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전자설계자동화 체계를 공개했다. 앵커 굽타 지멘스 EDA 집적회로 제품 부문 수석 부사장은 11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지멘스 EDA 포럼 서울 2026’에서 엔지니어의 개입 없이 장시간 작업을 이어가는 에이전트 기술을 핵심 변화로 제시했다. 작업 결과는 수학적 알고리즘과 반도체 물리 법칙을 반영한 EDA 엔진으로 다시 검증한다.
자연어로 EDA 도구를 다루는 플랫폼 ‘퓨즈’는 지난해 6월 출시된 뒤 올해 3월 단일 에이전트를 적용했고, 지난달 다중 에이전트 협업 기능까지 갖췄다. 여러 에이전트는 필요한 파일과 도구를 찾아 기본 셀의 전력·속도를 온도, 전압, 공정 조건별로 계산하고 검증한다. 이상이 발견되면 원인을 분석해 수정하는 과정도 반복한다. 기능 검증 도구 ‘퀘스타’와 반도체 테스트 도구 ‘테센트’를 함께 사용하면 자동 테스트 패턴 생성 시뮬레이션 속도를 기존보다 3~5배 높일 수 있다.
자동화 확대의 배경에는 반도체 설계 복잡성의 급격한 증가가 있다. 2000억개가 넘는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설계와 100W/㎠를 웃도는 열 밀도가 등장했고, 서로 다른 종류와 공정의 칩을 한 패키지로 결합하는 이종 집적도 확산하고 있다. 지멘스는 2028년 전체 칩의 70%에 AI 연산 가속 기능이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작은 오류가 칩 실패나 수율 저하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개발 속도뿐 아니라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멘스는 엔비디아를 핵심 협력사로 삼아 쿠다 기반의 연산 환경과 오픈 AI 모델 네모트론을 활용하면서도, 퓨즈에 오픈AI·구글·앤트로픽의 모델을 연결할 수 있도록 개방형 구조를 채택했다. 2007년 이후 소프트웨어에 250억유로 이상을 투자했고 2017년 멘토그래픽스를 인수했다. 2026 회계연도 3분기 디지털 인더스트리 매출은 49억3200만유로로 12%, 사업 이익은 9억2300만유로로 44% 증가했다. 최근 EDA 사업 성장률은 30%를 웃돌았으며, 지멘스는 메모리와 AI 칩·가속기 설계를 아우르는 한국 고객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