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에 빨라진 미국 고령층 은퇴
핵심 요약
미국 증시 상승으로 자산이 늘어난 50대 이상 근로자들의 조기 은퇴 흐름이 나타났다. 55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은 올해 7월 36.9%로 낮아졌고, 401(k) 평균 잔액은 1년 새 15% 증가했다. 증시 급락 시 노후 자금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될 수 있어 자산 증가만 믿은 은퇴 결정에는 위험이 따른다.
미국 증시의 가파른 상승으로 주식과 퇴직연금 자산이 늘어난 50대 이상 근로자들이 당초 계획보다 일찍 일터를 떠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은퇴 자금이 충분해졌다는 판단이 노동시장 이탈로 이어지는 ‘자산 효과’가 고령층의 경제활동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5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40.3%에서 올해 7월 36.9%로 하락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증시는 큰 폭으로 올랐다. S&P500지수는 최근 2년간 35% 넘게 상승했고, 2020년 이후 누적 상승률은 100%를 웃돌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큐리티스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아디티야 바브는 이런 자산 증가가 근로를 계속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과 은퇴에 대한 자신감을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은퇴를 앞둔 고객을 관리하는 재무 전문가들도 주가 상승 이후 선택지가 넓어진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 공인재무설계사 캐리 카르보나로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두 자릿수대 증시 상승이 실제 자산 효과로 연결됐다고 진단했다. 미국 직장인의 대표적 퇴직연금인 401(k) 계좌에도 상승분이 반영됐다. 올해 2분기 평균 잔액은 12만4250달러, 약 1억7592만원으로 1년 전보다 15% 늘었다.
조사 대상 근로자의 약 3분의 2는 자신이 원하는 나이와 생활 수준에 맞춰 은퇴할 만큼 저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지난해보다 6%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늘어난 자산만을 근거로 은퇴 시기를 앞당기면 주가 급락 때 노후 자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 증시 호황이 은퇴 여력을 높인 동시에 시장 변동에 따른 자금 고갈 위험도 남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