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 처방에 흔들린 주택금융, 정책 검증 요구 커져
핵심 요약
토론회 직후 잔금대출이 재개됐지만 물량은 3분 만에 소진됐다.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 구상 및 검증되지 않은 정책 아이디어에 신중론이 제기됐다. 주택가격과 임대료 상승이 이어지면서 즉흥적 지시보다 충분한 정책 검토가 요구된다.

부동산 정책이 토론회 발언이나 즉석 지시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입주 예정자인 황 모씨가 대토론회에서 잔금대출 규제의 어려움을 호소한 뒤 막혔던 대출이 곧바로 재개됐지만, 공급 물량은 불과 3분 만에 소진됐다. 대출 총량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특정 수요에 기회를 더 배정하면 다른 차주의 몫이 줄어들 수 있어 정책 집행의 형평성과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토론회에서 부동산 유튜버에게 발언 기회가 주어지고 검증되지 않은 구상이 정책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우려 대상으로 거론됐다. 주택 정책은 여러 나라의 시행 경험을 바탕으로 이론과 제도가 축적된 분야인 만큼, 관심을 끄는 아이디어라도 충분한 검증 없이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즉흥적인 지시는 정책 실무자들이 거부하기 어려운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결정 과정과 파급 효과를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위원장이 2008년 국제 금융위기를 사례로 들며 반복해 강조한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 구상에도 신중론이 제기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원인을 두 시장의 연결 자체보다 주택시장에 대한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이해 부족과 과도한 위험 추구에서 찾아야 한다는 논리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 이후 나타난 투기와 변동성 역시 주식과 금융의 관계를 끊을 문제가 아니라 상품 참여자와 감독 당국의 통제 문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금융이 주거 안정에 미치는 역할을 고려하면 연결고리를 일률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정권 초기 부동산시장 안정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똘똘한 한 채’ 선호를 서울 외곽과 경기 인접 도시까지 확산시켰다는 진단도 나왔다. 제시된 실거래가지수상 집권 첫 1년간 주택가격은 11% 올랐고,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와 월세는 각각 10%, 9% 상승했다. 취임 1주년 뒤 한 달여 동안 서울 아파트값도 2% 넘게 올랐으며 보유세 인상 우려 속에 임대료 상승세도 가팔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진보 정부의 정책 방향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 기존 실패를 점검하고 새 정책과 지시를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