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로 넓어지는 한국의 에너지 전략
핵심 요약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협력이 상품 교역을 넘어 에너지·산업·공급망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카자흐스탄 원전과 발전소, 우즈베키스탄 지역난방, 투르크메니스탄 가스화학 등이 국가별 협력 축을 이루고 있다. 장기적 성과를 내려면 한국의 기술 경쟁력에 대규모 자본 투자와 지역 산업 생태계 구축이 더해져야 한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의 협력 축이 상품 교역에서 에너지·산업·공급망으로 이동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원전과 전력망, 친환경 기술을 제공하고, 석유·가스·우라늄·핵심광물과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갖춘 중앙아시아는 자원 안보와 새로운 생산 기반을 제공하는 구조다. 다만 기술력에 비해 대규모 지분 투자에는 신중한 한국의 금융 전략이 장기 협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카자흐스탄에서는 2024년 원전 국민투표 이후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건설뿐 아니라 안전 체계, 인력 양성까지 포함한 협력 가능성을 제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주도하는 8억8200만 달러 규모 투르키스탄 발전소도 노후 설비 현대화 사례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뉴타슈켄트 지역난방과 저렴한 전력을 활용한 에너지 다소비 산업 이전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과 현지 첨단 제조업을 연결할 수 있지만, 사업이 수도권에 집중된 점은 한계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이 가스화학 사업에 참여해 천연가스를 폴리머와 비료 등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하는 기반을 구축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역할은 자원 개발보다 설계·조달·시공에 치우쳐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수력발전 현대화와 에너지저장장치의 실증 공간으로, 타지키스탄은 산악 지역의 전력난을 줄일 태양광·저장 기술과 안티모니 협력 대상으로 부상했다. 두 나라 모두 교통망과 기반시설, 금융 부족이 진전을 제약하고 있다.
2024년 카자흐스탄의 대한국 원유·우라늄 공급액은 약 11억9000만 달러로 양국 교역의 86.8%를 차지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정제유와 희소금속 약 900만 달러, 투르크메니스탄은 프로필렌 중합체 약 2만7000달러, 키르기스스탄은 정제유·안티모니 약 160만 달러를 수출했다. 타지키스탄의 알루미늄 원료 공급은 570만 달러로 교역의 94.6%였다. 한국이 2030년까지 장기 파트너로 자리 잡으려면 개별 사업을 현지 인력·공급망·광물 가공·인프라가 결합된 산업 생태계로 확장하고 실제 자본 투입을 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