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북·이란 협력망, 한국 안보 변수로 부상
핵심 요약
중국·러시아·북한·이란이 제재 회피와 무기·기술 거래를 연결한 안보 협력망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이란의 드론 공급, 중국의 경제 지원으로 국가별 역할 분담이 구체화됐다. 여러 지역의 위기가 동시에 발생하면 한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 여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국·러시아·북한·이란이 제재 회피와 무기 거래, 사이버 범죄 협력을 연결하며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맞서는 안보 협력망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이 최근 펴낸 ‘침략자들의 축’에는 이들 4국이 최근 7년 동안 진행한 안보 협력 사례가 600건을 넘는다는 분석이 담겼다. 워싱턴에서는 공식 군사동맹이 아닌 이들의 연대가 실시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협력의 실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러시아에 수백만 발의 포탄과 탄도미사일을 제공하고 네 차례에 걸쳐 전투병과 공병 2만명을 파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군 3만명의 추가 파병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이란도 수천 대의 자폭 드론을 공급했으며, 러시아 현지에서 드론을 생산할 수 있도록 공장 건설 기술까지 이전했다. 이란의 드론 기술은 러시아를 거쳐 북한으로도 유입됐다.
러시아는 협력의 대가로 북한과 이란이 필요로 하는 군사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북한은 전술핵 탄두 소형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분리·재진입 기술을 원하고 있으며, 이란에는 첨단 방공 체계와 전투기 기술이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전면에 나서기보다 러시아와 이란의 원유·가스를 대량 구매해 경제적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한 경제도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자금과 자원이 4국 협력망을 떠받치는 구조다.
이 협력망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안보 변수로 작용한다. 북한은 파병을 통해 현대전 경험을 쌓고 첨단 군사 기술을 확보할 수 있으며, 유럽과 중동, 대만해협에서 위기가 동시에 발생하면 미국의 군사적 대응 여력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 전력의 즉각적인 증원을 낙관하기 어려운 복합 위기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북한의 단독 도발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대비 태세를 넘어 여러 지역의 위기가 연동되는 상황까지 반영한 군사적 대응 역량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