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차출에 흔들리는 한반도 미사일 방어망
핵심 요약
이란 전쟁 장기화로 주한미군 등의 패트리엇과 사드 미사일이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의 제한된 생산 능력 때문에 기존 방공망을 복원하는 데 2년 이상이 필요하다. 한국형 요격 체계만으로 미군 전력 이탈에 따른 한반도 방공 공백을 모두 메우기는 어렵다.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미국의 패트리엇(PAC-3) 요격 미사일 재고가 급감해 주한미군을 비롯한 해외 주둔 전력에서 수백 발이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군은 최근 6개월간 이란 미사일을 방어하는 데 요격 미사일 1,500발 이상을 사용했다. 패트리엇은 고도 15~40㎞에서 적 미사일을 격추하는 핵심 방공 체계인 만큼, 반출이 이어지면 한반도의 대북 대비 태세도 약화될 수 있다.
미군은 패트리엇뿐 아니라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인 사드 미사일도 중동으로 옮겼다. 한국과 일본 등에 배치됐던 물량까지 차출되면서 주한미군은 물론 유사시 일본을 거쳐 투입될 증원 전력의 방어 여건도 나빠졌다. 북한은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여러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섞어 발사할 능력을 갖추고 있어, 요격 체계의 감소는 이란 미사일 방어와 다른 차원의 위험을 낳는다.
방공 전력의 공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 미국이 한 해 생산할 수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은 600여 발로, 기존 방공망 수준을 회복하는 데 2년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고 부족의 여파는 다른 지역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부터 받는 방공 미사일 물량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미국·이란 전쟁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중동 국가들도 요격탄 부족에 따른 피해를 겪고 있다.
한국군은 현재 운용하는 천궁-Ⅱ와 개발 중인 L-SAM으로 패트리엇의 역할을 일부 대신할 수 있지만, 미군 전력의 이탈로 생기는 방공망 공백을 모두 메우기에는 부족하다. 방어망을 더 촘촘하게 구축해야 할 시점에 한미 양국의 요격 전력이 오히려 줄면서 북한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노출 위험이 커졌다. 군 내부에서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투입해 한국을 공격할 여력이 제한된 점을 다행으로 여기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