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력 소모에 흔들리는 미국의 아시아 억지력
핵심 요약
이란과의 장기전으로 미국의 정밀유도무기와 방공미사일 재고가 크게 줄었다. 아시아 배치 전력 일부가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주한미군과 인도태평양 방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재고 회복이 지연되면 한국과 일본에서 독자 억지력과 자체 핵무장 논의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미군이 약 6개월 동안 이어진 이란 폭격에서 정밀유도무기와 방공미사일을 대량으로 사용하면서 미국의 핵심 무기 재고와 보충 능력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은 1500발 이상 소모됐지만 현재 보유량은 1700발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용 물량을 다시 확보하는 데에는 2년 이상 걸릴 수 있어 장기전이 계속될수록 인도태평양 방어와 확장억제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장거리 정밀타격 수단인 에이태큼스와 정밀타격미사일도 상당량 소진됐다. 중국이나 러시아의 강력한 방공망을 뚫는 데 필요한 핵심 전력이다. 대만 유사시 활용될 토마호크를 비롯한 장거리 무기 상당량도 중동으로 이동했다. 미국은 전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한국 등 아시아와 유럽에 있던 일부 방공·감시자산과 해군 전력을 재배치했으며, 한국에서 빠져나간 전력의 종류와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력 이동으로 북한과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의 대응력이 이전보다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미 정부 내부에서 제기됐다. 고성능 무기 재고를 복구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소모 수준과 개입 여력을 군사적 판단에 반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란전이 길어져 군수품 사용이 이어지면 중국이 미국의 대응 능력을 시험할 수 있다는 경계와 함께 한국과 일본의 안보 불안도 커지는 상황이다.
미 국방부는 주요 방산업체에 핵심 무기의 생산과 납품 속도를 높이고 생산시설 확대 계획을 21일 안에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백악관과 국방부는 다양한 무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고 생산 확대도 진행 중이라며 전력 부족 평가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쟁점은 전체 무기의 고갈 여부보다 고강도 적대국에 대응할 정밀무기와 방공미사일의 가용량, 보충 속도에 맞춰져 있다. 재래식 억지력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 한국과 일본에서 독자 억지력 확보와 자체 핵무장 논의가 힘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