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머노이드, 격투 시연으로 투자 관심 끌기
핵심 요약
중국 기업 로봇들이 미국에서 인간과 격투 대결을 벌이며 대중의 우려를 불렀다. 중국에서는 로봇 기업이 빠르게 늘었지만, 낮은 인건비로 산업 현장 도입의 수익성은 제한적이다. 투자 유치와 성과 압박이 보여주기식 시연을 낳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인간과 로봇의 격투기 대결이 열렸다. 로봇 세 대가 참가했고, 그중 하나는 영화 ‘터미네이터’의 살상 로봇 T800을 본뜬 외형이었다. 키 180㎝, 무게 90㎏이 넘는 로봇의 발차기에 사람이 쓰러지는 장면이 공개되자 일부 누리꾼은 공포감을 드러냈다.
행사는 미국 스타트업이 주최했지만 출전 로봇은 유니트리와 엔진AI 등 중국 기업의 제품이었다. 중국 업체들은 휴머노이드 여러 대가 춤을 추거나 무술 동작을 펼치는 장면을 선보여 왔고, 최근에는 달리기 등을 겨루는 ‘로봇 올림픽’도 개최했다. 샌프란시스코 격투 대결 역시 기술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이벤트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이런 연출은 로봇이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업계의 안전·윤리 강조와 긴장을 빚는다. 국제로봇연맹은 상용화에 사회적 신뢰와 인간 안전이 중요하다고 밝혔고, 영국 공학·물리과학연구위원회는 신체적 위해뿐 아니라 로봇이 인간의 정서를 혼란스럽게 하는 정신적 위해도 경고했다. 성능 발전에 따른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기업의 격투·무술 시연은 안전 원칙과 대중의 인식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중국에는 증시 상장 로봇 기업만 100여 곳이며 비상장 스타트업까지 더하면 7만 곳 이상으로 추정된다. 반면 낮은 인건비 탓에 산업 현장에서 로봇 도입으로 투자비를 회수하기는 쉽지 않다. HSBC는 연 12만 위안(약 2390만 원)의 근로자 인건비를 기준으로 휴머노이드 도입비 회수에 6.5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평균 수명이 7년인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익은 제한적이다. 연구개발비 부담과 수익처 부족 속에서 시연 행사가 투자 유치 수단으로 선택된다는 시각이 있으며, 정부 지원을 받은 기업들이 성과 압박을 받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생산이 수요를 앞서고 보조금 의존이 커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