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사, 북극 경유 유럽 정기항로 개설
핵심 요약
시 레전드가 닝보와 펠릭스토를 잇는 주 1회 북극 정기항로를 시작한다. 항해 기간 단축과 중동 분쟁 해역 우회 가능성으로 북동항로 이용과 내빙선박 건조가 늘고 있다. 환경 우려와 러시아의 항로 관리, 제한된 구조 역량과 높은 사고 위험은 확산의 부담으로 남아 있다.
중국 컨테이너 선사 시 레전드가 이번 주 러시아 북부 해안을 거쳐 중국 닝보와 영국 펠릭스토를 연결하는 주 1회 정기 운송을 시작한다. ‘얼음 실크로드’로 이름 붙인 이 항로는 해빙과 기상 여건이 허용되면 약 40일인 기존 항해 기간을 20일 안팎으로 줄인다. 여름철에는 바다 얼음이 북쪽으로 물러나 쇄빙 기능이 없는 선박도 운항할 수 있다.
북극항로는 홍해 진입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중동 분쟁 해역을 피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줄일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가 지난달 홍해 통항 선박에 대한 위협을 재개하면서 우회 수요도 커졌다. 지난해 여름 북동항로 운항은 역대 최대인 23회로 전년 15회보다 50% 이상 늘었다. 지난해 건조된 내빙선박도 167척으로 10여 년 만에 가장 많았고, 올해 164척이 추가될 예정이다.
유럽 선사들은 환경과 외교 문제 때문에 북극 운항 확대에 신중하다. 머스크는 2018년 블라디보스토크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잇는 항로에 컨테이너선을 투입했으나, 이후 여러 유럽 기업과 함께 취약한 북극 생태계 훼손을 우려해 이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북동항로는 해빙 상태에 따라 28개 구간으로 나뉘며,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이 관리하는 당국이 구간별 지침과 항해 허가를 담당한다.
안전 부담도 상존한다. 선원에게 빙원 항해 경험이 요구되고 고위도에서는 GPS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며, 사고 때 수색·구조와 소방 지원도 제한된다. 쇄빙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선박이 얼음에 갇힐 위험도 있다. 최근 10년간 북극권에서 보고된 해운 사고는 500건을 넘었고, 절반 가까이가 기계 장치 손상이나 고장에서 비롯됐다. 운항 선박은 국제해사기구의 엄격한 안전·환경 기준인 극지운항규칙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