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서 코브라 사육…멸종위기종 밀수 조직 기소
핵심 요약
국제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외래 야생동물 약 200마리를 밀수한 조직이 기소됐다. 동물들은 가혹하게 포장돼 반입된 뒤 주택가에서 사육되고 고속버스와 택배로 판매됐다. 압수된 야생동물 95마리는 국립생태원에 위탁됐으며 기소 혐의는 재판을 거쳐 확정된다.
코브라와 양쯔강 악어 등 외래 야생동물 약 200마리를 국내로 몰래 들여와 주택가에서 사육하고 판매한 조직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는 총책 ㄱ씨를 관세법·야생생물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공갈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공모한 밀수책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ㄱ씨는 2023년 1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14차례에 걸쳐 외래종 200마리를 밀수입하고 국제멸종위기종 54마리를 재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조직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태국의 판매책과 SNS로 접촉해 동물을 구매했다. 세관 검사를 피하려고 어린 개체를 키친타월과 테이프로 압박 포장한 뒤 철제 과자통이나 플라스틱 상자에 넣어 항공기 수하물로 운반했다. 악어의 입을 결박하거나 속옷 안에 넣어 기내로 반입하기도 했으며, 운송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동물 다수가 폐사했다. 들여온 동물은 초등학교 인근 아파트와 고시원, 빌라 등에서 사육됐다.
판매는 파충류 전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뤄졌다. 게시물에는 동물을 뜻하는 ‘피규어’, ‘인형’ 등의 은어를 사용했고, 거래가 성사되면 고속버스 화물이나 택배로 전국에 보냈다. 희귀하고 값비싼 종은 수천만원에 거래됐다. 대구 시외버스 화물칸과 여주 소양천, 양주 아파트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발견된 사건도 이러한 불법 유통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2024년 8월 경남 사천에서 발견된 바다악어 사체는 ㄱ씨가 수입·유통한 개체로 파악됐다.
수사는 인천국제공항 세관에서 붙잡힌 밀수책 ㄴ씨가 단독 범행을 주장한 뒤 주거지 압수수색에서 ㄱ씨 관련 증거가 확보되면서 확대됐다. ㄱ씨는 공범들에게 자신을 ‘스승’이나 ‘보스’로 부르게 하며 상하관계를 만들고, 동물 폐사 책임이나 수사 무마 대가를 내세워 돈을 빼앗은 혐의도 받는다. 주거 밀집지역에서 사육되던 코브라 등 야생동물 95마리는 압수돼 국립생태원에 맡겨졌다. 검찰은 환경청·국립생태원과 협력해 밀수와 불법 유통·사육을 계속 단속할 방침이며, 기소된 혐의는 법원 판결을 거쳐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