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손실이 범죄로 번졌다…가족·지인도 표적
핵심 요약
주식 투자 관련 판결문 726건 가운데 사기 관련 혐의가 70.9%를 차지했다. 투자 실패와 채무 갈등은 가족·지인을 겨냥한 살인과 살인미수로도 번졌다. 통신수단과 분업체계를 갖춘 조직범죄가 확인됐고 강력·폭력범죄도 18건 집계됐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법원이 선고한 주식 투자 관련 형사사건 판결문 726건을 분석한 결과, 사기 관련 혐의가 515건으로 전체의 70.9%를 차지했다. 투자 실패와 채무 압박에서 비롯된 갈등은 재산 피해에 그치지 않고 가족과 지인의 생명·신체를 위협하는 강력·폭력범죄로도 이어졌다. 통신수단과 역할 분담을 갖춘 조직적 범행 역시 다수 확인됐다.
주식 투자에 빠진 A씨는 사실혼 배우자의 모친에게 주택담보대출금까지 포함해 7억8000만원을 빌렸으나 투자에 실패해 10억원이 넘는 빚을 졌다. 변제를 독촉하던 처형과 갈등을 빚다가 가족들이 없는 사이 처형을 목 졸라 살해했고, 지난해 4월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이 유지됐다. B씨는 주식 관리를 못 한 원인을 오랜 기간 간병해 온 외사촌 가족에게 돌리는 망상에 빠져 외사촌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지난해 9월 살인미수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죄종별로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 67건(9.2%), 범죄단체 조직·가입이 32건(4.4%)으로 집계됐다. 대포폰 등 통신 기반이 범행에 이용되고 지휘체계와 분업 구조까지 등장하면서 투자 범죄가 개인의 일회성 사기를 넘어 조직화한 양상을 보였다.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을 비롯해 상해·협박·방화·감금·자살방조 등을 아우르는 강력·폭력범죄도 18건(2.5%) 확인됐다.
유죄가 인정된 703건의 형은 징역 472건(65.0%), 집행유예 177건(24.4%), 벌금 54건(7.4%)으로 나타났다. 징역형과 그 집행유예를 합친 비율은 89.4%였다. 1995~2005년 경제지표와 5대 범죄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전체 기간의 뚜렷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외환위기로 범위를 좁히면 급격한 실업 증가 등이 살인·강도·폭행 증가 요인으로 나타났다. 투자 실패의 좌절과 손실 회복 압박, 채무 책임을 둘러싼 충돌이 접촉이 잦은 가족·지인과의 갈등을 키우고 폭력으로 표출될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