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손실에 우울증 호소하는 2030 급증…정신과 문의 늘어
핵심 요약
주식 투자 실패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20·30대가 크게 늘고 있다. 국내 우울증 환자는 2025년 113만8230명으로 2020년 대비 35.9% 증가했고, 20대 환자가 전체의 18.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취업난과 주거비 부담, SNS 비교 문화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 청년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 투자 실패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20·30대가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는 2020년 83만7808명에서 2025년 113만8230명으로 약 35.9% 증가했으며, 특히 20대 환자는 20만6629명으로 전체의 약 18.2%를 차지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2017년 대비 2021년 우울증 치료를 받은 20대 환자는 127.1% 늘었고, 30대도 67.3% 증가하는 등 젊은 층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진료 현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박진경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20·30 청년 환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주식 중독 치료를 전문으로 해온 박종석 전문의는 주식 투자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최근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가 급등기에 투자를 시작한 이들은 폭락을 경험하지 못해 더 심한 우울증과 공황장애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30대 환자는 여유 자금으로 시작한 투자가 대출로 이어졌고, 손실 후에도 '쉬면 타이밍을 놓친다'는 불안에 새벽까지 잠을 설치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청년층의 정신건강 악화 배경에는 취업난과 고용 불안, 치솟는 주거비, 치열한 경쟁 등 사회·경제적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SNS를 통한 비교 문화와 미래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우울감과 불안, 공황장애, 번아웃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2021년 조사에서도 불안장애 1년 유병률이 20대 4.0%, 30대 3.6%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윤현철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디지털 환경으로 업무와 휴식의 경계가 무너지며 '24시 항시대기' 상태의 직장인이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청년들이 중독 양상을 보이거나, 투자 시기를 놓쳤다는 불안감과 상대적 박탈감이 기존의 학업·취업 스트레스와 겹쳐 우울과 불안을 악화시킨다고 진단한다. 이준희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최근 사회·경제적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주식 우울증 또는 투자 중독 양상을 보이는 청년들이 많아진 것이 환자 증가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인식 변화로 숨기거나 부끄러워하기보다 힘들면 찾아오는 분위기가 자리 잡은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