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30% 하락 기업 상속세 가산 논란
핵심 요약
정부가 일정 요건 아래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기업의 상속·증여세를 높이기로 했다. 경영 판단이나 시장 급락에 따른 주가 하락까지 일률적으로 할증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저PBR 상장주식에도 코스피와 코스닥별 기준을 적용해 상속·증여세를 30% 가산한다.

정부가 3일 내놓은 세제 개편안에 상속·증여를 앞둔 기업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면 세 부담을 늘리는 방안이 담겼다. 최근 1년 사이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행위가 있었고, 시가 평가액이 최근 3년간 시가보다 30% 이상 하락한 경우 현행보다 높은 상속·증여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업계는 주가 하락만으로 세금을 일률적으로 더 매기는 방식은 불합리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기업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췄는지 가려낼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경영 결정이나 시장 전반의 약세로도 주가는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설비 증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유상증자는 발표 직후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시설 투자가 이뤄진 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행위의 성격을 단기간의 주가 움직임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SDI 사례는 이런 문제를 보여준다. 삼성SDI는 작년 3월 14일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공개했고, 당일 주가는 6.2% 떨어진 19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1년 뒤 주가는 70만원대까지 올랐다. 같은 기업이라도 주가가 하락한 시기에 상속·증여하면 할증된 세금을 내고, 이후 주가가 오른 시기에 진행하면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줄어드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최근 급락장에서는 적용 대상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한 달 동안 코스피 상장사 833곳 가운데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기업은 42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곳보다 많았다. 재정경제부는 이와 별도로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이 업종별 하위 25%에 속한 코스피 상장주식과 하위 10%인 코스닥 상장주식을 상속·증여할 때도 현행 산정 방식보다 세금을 30% 할증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