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르바루 데이터센터 확산에 물 불안 커져
핵심 요약
조호르바루의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장기간 제한급수가 겹치며 주민들의 물 부족 불안이 커졌다. 취수와 배분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환경영향평가 제도에도 주민 의견 수렴을 피할 수 있는 허점이 확인됐다. 정부가 에너지·고용 기준을 도입했지만 실효성을 높일 강제 규정과 수자원 보호 장치가 요구된다.
값싼 토지와 물·전기, 정부의 유치 정책을 기반으로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가 AI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해외 이용자를 위한 시설이 현지 자원을 대량 소비하는 동안 주민에게 돌아오는 일자리와 소득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올해 초 약 두 달간 제한급수를 겪은 주민들에게 수자원 고갈 우려는 일상의 공포로 자리 잡았다.
폰티안 지역에서는 지난 2월 이틀간 단수된 뒤 하루씩 물이 공급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식당들은 접시에 비닐을 씌워 설거지 물을 아꼈고, 주민들은 공급일마다 큰 통을 채우거나 빗물을 생활용수로 모았다. 스무 명이 사는 가정은 화장실과 생후 8개월 아기의 분유·세탁 문제를 겪었으며, 일곱 식구를 책임지는 어부는 공동 급수탱크에서 120ℓ 물통 세 개씩을 날랐다. 급수가 정상화된 뒤에도 일부 상인은 매일 물을 비축하고 주민들은 샤워 전 양동이부터 채우고 있다.
정부는 극심한 가뭄이 단수의 원인이며 데이터센터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설별 취수원과 가뭄 시 주민·기업 간 배분 원칙, 물 부족 때의 지원 방안은 주민에게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도 부지가 20㏊ 미만이면 주민 의견 수렴 의무가 없어, 대규모 개발을 작은 캠퍼스로 나눌 경우 공개 절차를 피할 수 있다. 사업자가 고용한 컨설팅업체가 평가서를 작성하는 구조와 어려운 전문용어도 독립성과 투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말레이시아는 올해부터 데이터센터 에너지의 3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직원의 30%를 자국민으로 채우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다만 외부 재생에너지 사업에 비용을 내는 방식으로 기준을 맞출 수 있고, 현지 인력이 실무직에 치우쳐 고용의 질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남는다.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허가 전에 환경·사회 영향을 검토하고, 승인 시설에는 3년 안에 재생수·빗물 저장시설과 재생에너지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기업 출연 기금으로 강과 식수원을 보호하고 냉각 과정에서 식수 대신 재생수와 우수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