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베를린 필 수석들과 실내악 무대…'보이지 않는 지휘자' 역할 톡톡
핵심 요약
조성진이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 연주자들과 함께한 실내악 프로젝트가 16일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렸다. 브람스 피아노 콰르텟 1번에서 조성진은 원숙한 해석과 함께 '보이지 않는 지휘자' 역할을 수행했다.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의 완벽한 호흡에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 연주자들과 함께한 실내악 프로젝트가 16일 부천아트센터에서 펼쳐졌다. 조성진이 직접 기획한 이번 무대는 14일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15일 화성, 16일 부천, 17일 부산까지 이어지는 전국 투어의 일환이다. 베를린 필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조성진은 악장 다이신 카시모토, 호른 수석 슈테판 도어, 클라리넷 수석 벤젤 푹스 등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공연은 브람스의 클라리넷 3중주 a단조 Op.114로 시작해 호른 3중주 E플랫장조 Op.40, 그리고 피아노 콰르텟 1번 g단조 Op.25로 이어졌다. 특히 브람스 피아노 콰르텟 1번은 조성진이 2014년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베스트 실내악 연주상을 받은 곡으로, 당시의 날렵하고 에너지 넘치는 연주와 달리 이번에는 원숙하고 여유로운 해석이 돋보였다. 지휘자 없이 진행된 무대에서 조성진의 피아노는 앙상블의 흐름과 긴장감을 자연스럽게 이끌며 '보이지 않는 지휘자' 역할을 수행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한국인 최초의 베를린 필 종신단원인 비올리스트 박경민과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도 함께했다. 박경민은 화려한 솔로보다 중간에서 음색을 풍성하게 채우며 네 악기를 하나의 사운드로 묶어내는 역할을 했고, 솔타니는 조성진과 2023년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프로코피예프 첼로 소나타를 연주한 인연이 있다. 조성진은 앞서 인터뷰에서 함께하는 음악가 선정 기준으로 '서로 간의 호흡과 음악을 대하는 태도'를 꼽으며 음악적·개인적으로 가깝고 편안한 교류를 유지하는 분들과 연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임윤찬에 이어 조성진까지 스타 피아니스트들이 독주나 오케스트라 협연 외에 다양한 실내악 시도를 선보이면서 국내 클래식 무대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이날 공연은 세계 정상급 솔리스트들이 진정한 앙상블을 만들어낼 때 어떤 음악이 탄생하는지를 보여준 무대였다. 마지막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