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 영상 삭제 역풍…화웨이 둘러싼 여론 충돌
핵심 요약
화웨이가 임원 홍보 방식을 풍자한 대나무 매미 영상을 신고해 관련 콘텐츠가 삭제되자 중국 내 반발이 확산됐다. 화웨이는 악의적 편집에 대한 권익 보호라고 해명했지만 공적 성격의 매체들 사이에서도 비판과 옹호가 맞섰다. 이번 논란은 애국주의 기업으로 자리 잡은 화웨이에 누적된 비판 억제 분위기를 드러냈다.
중국의 대표적 애국기업으로 꼽히는 화웨이가 자사 임원의 홍보 방식을 풍자한 ‘대나무 매미’ 영상을 신고한 뒤 관련 콘텐츠가 대거 삭제되면서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가벼운 농담까지 검열하려 한다는 불만과 함께 화웨이가 비판할 수 없는 성역이냐는 문제 제기가 확산됐고,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전통 장난감 대나무 매미 판매가 오히려 급증했다.
논란의 영상은 대나무 장난감 ‘주즈랴오’를 돌릴 때 나는 ‘와와’ 소리를 화웨이 자동차 발표회 장면에 합성한 콘텐츠다. 위청둥 화웨이 상무이사가 스마트자동차 시스템을 적용한 아이토 차량을 두고 “1천만위안 이내 최고의 SUV”, “까마득히 앞서나가는 차”라고 강조하고 관객이 연달아 감탄하는 모습을 희화화했다. 스마트자동차 사업체 훙멍즈싱은 지난 4일 악의적 편집과 임원 음성 모방에 대응한 통상적 권익 보호 조치이며 장난감 자체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논쟁은 화웨이가 구축해 온 애국주의 기업 이미지와 맞물려 확대됐다. 창업자의 딸인 멍완저우 부회장은 2018년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돼 3년간 억류됐다가 2021년 귀국했다. 이후 화웨이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 자립을 앞세우며 미국과 서방의 제재에 맞서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를 비판하면 국가의 과학기술 부흥을 훼손한다는 의심을 받는 분위기와 사실상의 ‘여론 면책특권’이 형성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공적 성격을 띤 매체와 논객들의 평가도 갈렸다. 중국공산당 저장성위원회 선전부 공식 계정인 저장선전은 지난 5일 강한 기업일수록 토론과 시끄러운 목소리를 받아들일 도량이 필요하다며 화웨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고, 관방잡지 반월담도 이 글을 다시 실었다. 반면 장쑤성 관영매체 리즈신문은 제재를 돌파한 기업을 더 큰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화웨이의 대응을 옹호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여론을 지지 세력과 음해 세력으로 양분하는 주장이 중립층의 반감을 키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