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공장 전력, 장기 재생에너지 계약 늘어난다
핵심 요약
국내 제조업체들이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통해 공장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 HD건설기계와 삼성전자, 삼성SDI, 현대자동차가 사업장별 계약과 공급 규모를 확대했다. 국내 기업의 낮은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높이려면 계약시장과 인증·지원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국내 제조업계가 탄소중립 목표를 실제 사업장의 전력 조달 변화로 옮기고 있다. HD건설기계는 6일 인천 사업장에서 복수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총 12.4㎿p 규모의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인천공장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중은 현재 19%에서 2027년 1월 43.9%로 높아질 전망이다.
같은 기간 울산과 군산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은 각각 42%, 53.1%로 확대되고, 국내 사업장 전체 비중도 22%에서 40.3%로 오른다. 예상되는 연간 온실가스 감축량은 2만2155톤으로, 30년생 소나무 약 336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 2023년 건설기계 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한 회사는 2040년까지 사용 전력 전량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계획이다.
다른 주요 제조업체도 장기 계약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국내에서 6건, 252㎿ 규모의 계약을 추가해 누적 11건, 681㎿를 확보했고, 대형 기술기업 고객사의 요구에 맞춘 무탄소에너지 기반 제품 공급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I는 울산사업장과 말레이시아 법인에서 계약을 확대해 올해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며,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2023년 27%에서 지난해 38%로 상승했다. 현대자동차는 2024년 444㎿ 규모로 계약한 뒤 지난해부터 국내 공장과 연구소 등에 연간 약 610GWh를 공급받고 있으며, 예상 감축량은 연간 약 28만톤이다.
기업들은 그동안 추가 요금을 내는 녹색프리미엄이나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로 RE100 실적을 쌓았지만, 이 방식은 실제 공장의 전력 조달 구조를 바꾸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발전사업자와 장기간 전력 사용을 연결하는 PPA는 조달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RE100 참여 기업의 평균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12%로 글로벌 평균 42%에 못 미친다. 오현영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장기계약 시장과 인증체계 정비, 계약·정산·계통 접속의 불확실성 완화, 기업 규모와 재무여건을 고려한 금융·세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