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망법 시행 전부터 위헌·통상 우려 제기
핵심 요약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이 국회 심사 단계에서 이미 제기됐다. 허위·조작 정보의 불명확한 기준과 징벌적 손해배상에 따른 과잉 규제 우려가 검토됐다. 법 시행 뒤 미국 하원 법사위원장이 항의 서한을 공개하면서 통상 마찰 가능성도 부각됐다.
지난 7월 7일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둘러싼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법안 심사 단계에서 이미 구체적으로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는 허위·조작 정보의 유통을 제한하는 기준이 불명확해 이용자의 발언과 언론·출판 활동을 지나치게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관련 조항은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법은 불법 정보와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해 피해를 일으킨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고, 대규모 정보통신망 사업자에게 해당 정보의 삭제·차단 의무를 부과한다. 지난해 1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에서는 구체적인 권리 침해가 없는 정보까지 허위·조작 정보로 규정해 유통을 막으면 표현과 언론·출판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시됐다. 개념과 판단 기준을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자와 이용자에게 의무를 부과하면 사업자 부담과 이용자 권리 제한이 커질 수 있다는 문제도 거론됐다.
방송미디어 통신심의위원회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죄형법정주의를 고려할 때 허위·조작 정보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특히 ‘경제적·정치적 이익’처럼 폭넓게 해석될 수 있는 요소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형사처벌과 겹칠 경우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날 가능성과 함께 적용 범위, 법원의 배상액 산정 요소를 법안에 담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형사처벌과 재발 억제 목적이 민사책임에 섞이면서 표현 활동을 지나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심사 과정에서는 미국 빅테크 규제 확대가 한미 통상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도 검토됐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미국 정부가 구글의 유튜브와 메타 등 자국 기업을 겨냥한 규제 움직임에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시해 온 점을 문제로 들었다. 이후 미국 하원 법사위원장 짐 조던 의원은 8월 6일 현지 시각으로 엑스에 항의 서한을 공개했다. 그는 미국 기업과 이용자가 미국 헌법상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방송미디어 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 심사 당시 제기된 통상 우려가 법 시행 뒤 외교적 반발로 이어진 상황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