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예측이 부르는 자기확증의 악순환
핵심 요약
정치 전망이 예측자의 평판과 결합하면 현실을 왜곡해 받아들이는 자기확증 심리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정치 지지층은 증시와 외교 성과를 낮춰 보고 경제 불안을 국가 파국의 근거로 활용했다. 비평가 역시 자신의 오판을 인정하지 않으려 애초의 충언을 집요한 폄하로 바꾸는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정치 전망이 빗나갔을 때 오류를 인정하지 못하는 심리가 현실에 대한 평가까지 뒤틀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작가 김내훈은 미래를 단정하는 정치 논평이 예측자의 평판과 결합하면, 사회에 유리한 결과조차 반기지 못하는 ‘심리적 인버스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후 분석과 달리 전망형 논평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결과를 미리 규정하는 부담이 따른다는 문제의식이다.
정권교체 뒤에도 국민의힘을 지지하거나 민주 진영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일부는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집권으로 한국이 공산화되거나 중국에 종속되고 경제가 악화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증시가 오르면 상승세를 낮춰 평가하고, 높은 달러 환율은 국가 파국의 근거로 삼았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호응을 얻은 상황에서도 듬성듬성한 청중석을 부각해 외교적 망신으로 규정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 같은 반응은 자신이 세운 정치적 세계관과 현실이 어긋날 때 허위정보나 음모론까지 동원해 기존 판단을 유지하려는 태도로 설명된다. 최근 한국 증시가 갑자기 급락해 많은 사람이 걱정과 불안을 느낄 때 상황을 조롱한 반응도 같은 맥락에 놓였다. 다수에게 좋은 일에는 침울해하고 공동의 어려움에는 기뻐하는 역전된 감정이 결국 자신의 예측이 맞았음을 확인하려는 욕구와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정치 논평을 직업으로 삼는 비평가와 논객은 예측이 어긋날수록 그동안 축적한 신뢰와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지닌 진보 성향 논객이 대통령을 두고 ‘필연적 실패의 길’에 들어섰다고 단정한 발언은 충언의 취지와 별개로 또 다른 위험을 드러냈다. 실패를 경고한 사람이 오판을 인정하지 않으려 성과를 계속 깎아내리거나 예언의 실현을 바라게 되는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김 작가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