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석, 차 문화 유적 답사기 펴내
핵심 요약
정영석 전 부산 동구청장이 국내외 차 문화 유적을 답사한 ‘차문화견문록’을 출간했다. 현장 사진과 인문학적 시선을 통해 차의 역사와 선현들의 정신세계를 조명했다. 일상에서 격식 없이 차를 즐기며 우리 문화의 깊이를 돌아보자는 뜻을 담았다.
부산시 기획관리실장과 부산환경공단 이사장, 민선 부산 동구청장을 지낸 정영석씨가 인문학 서적 ‘록명헌 견현여행-차문화견문록’을 펴냈다. 국내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의 차 문화 유적을 직접 찾아 촬영한 기록을 바탕으로 차의 역사적 흐름과 선현들의 정신세계를 되짚은 책이다. 커피 문화가 널리 자리 잡은 시대에 우리 차가 품은 지혜와 향기를 다시 살펴보려는 문제의식도 담았다.
정씨는 차를 단순한 기호 식품이 아니라 선현들의 풍류와 삶의 철학, 사람을 잇는 소통의 매개체로 바라봤다. 오랜 기간 답사한 현장의 사진과 차 문화의 연원을 한데 엮고, 행정가이자 문화예술인으로 활동하며 쌓은 인문학적 시선을 글에 녹였다. 차의 맛을 하나로 단정하지 않는 태도도 소개했다. 마실 때마다 맛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경험을 통해 차보다 자신이 변하고 있음을 돌아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번 책은 2023년 출간한 ‘선현의 길찾는 문화캠퍼스’를 시작으로 ‘지중해 낙양 교토’, ‘인문을 품은 자연’에 이어 나온 ‘록명헌 견현여행’ 시리즈의 네 번째 저서다. ‘록명헌’은 정씨가 부산항 4부두 인근 협성마리나G7 빌딩에 마련한 소통과 사색의 공간이다. 시경에 등장하는 ‘록명’에는 좋은 먹이를 발견한 사슴이 동료를 부르듯 지혜와 문화 자산을 이웃과 나누려는 뜻이, ‘견현’에는 현명한 사람의 자취를 보고 배운다는 의미가 담겼다.
정씨는 록명헌에서 매월 셋째 주 수요일 ‘칠오당’ 모임을 열고 있다. 70대 일곱 사람이 차를 마시며 문화를 논하는 자리로,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말년에 향산사에서 아홉 노인과 차를 나누며 교유한 구로당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부산시 공무원 퇴임 뒤에도 서면 소민아트센터 관장과 극단 고문·예술감독 등을 맡아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한 그는 이번 책에서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 속 차를 즐기며 우리 문화의 깊이를 음미하자는 생각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