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수주전, 분담금 납부 유예 경쟁 확산
핵심 요약
서울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분담금을 입주 때 전액 내거나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유예하는 조건이 확산하고 있다. 성수1지구·목동6단지·한남4구역·압구정2구역 등에서 건설사들이 자금 조달 조건을 앞세웠다. 납부 시기가 늦어져도 분담금은 줄지 않으며 금융 구조에 따라 이자와 추가 비용이 조합원 부담이 될 수 있다.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공사 기간에는 조합원 분담금을 받지 않고 입주 시점에 전액 납부하게 하는 ‘0·0·100’ 조건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납부 기한을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연장했다. 공사비 상승과 대출 규제로 조합원의 자금 부담이 커진 가운데 건설사들이 자금 조달 능력을 수주 경쟁의 핵심 조건으로 내세운 결과다.
GS건설은 관악구 봉천14구역과 현대산업개발과 공동 수주한 중구 신당10구역에 입주 때 분담금 전액을 받는 방식을 적용했다. 삼성물산도 지난 5월 확보한 서초구 신반포19·25차 통합 재건축에 입주 전 대출 없이 분담금 원금만 입주 때 내는 조건을 제시했다. 통상 계약금과 중도금을 공사 기간에 나눠 내고 입주 때 잔금을 치르던 방식과 구별된다.
납부 시점을 입주 이후로 넘기는 사업장도 늘었다. GS건설이 수주한 성수1지구와 지난 6월 DL이앤씨가 시공권을 확보한 목동6단지는 최대 4년의 유예 조건을 제시했다. 목동6단지에는 공사비 물가상승분 500억원 부담과 LTV 100% 수준의 이주비 조달도 포함됐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에 입주 후 2년 또는 4년 납부안을,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조합원 약 90%의 찬성으로 선정된 압구정2구역에 최대 4년 유예와 대출 불발 시 책임 조달 조건을 내걸었다.
다만 같은 ‘입주 때 100% 납부’ 조건이라도 금융 구조는 다를 수 있다. 시공사가 사업자금과 이자를 책임지면 입주 전 조합원 대출이 필요 없지만, 조합원 명의로 대출하는 수요자 금융조달 방식에서는 원리금 부담이 조합원에게 돌아간다. 길동 삼익파크에서는 다주택자 대출 규제 강화 뒤 2주택 이상 조합원에게 계약금과 중도금 직접 납부가 안내됐다. 납부 유예가 분담금 감면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공사비·금융비용 증가나 사업 지연에 따른 비례율 하락으로 최종 부담액이 추정치보다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