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화 자유교환통화 전환…역외결제망 구축
핵심 요약
정부가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해 원화를 자유교환통화로 전환한다. 역외원화결제망 구축, 24시간 외환시장 운영, QR코드 결제 연동 등이 포함된다. 이형렬 국장은 외환위기 예방에서 경제적 혜택 추구로의 정책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원화를 규제통화에서 자유교환통화로 전환하는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19일 발표했다.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외환 당국이 함께 마련한 이번 로드맵은 외환시장 24시간 개방에 이어 한국은행에 역외원화결제망을 새로 구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형렬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브리핑에서 “1999년 외국환거래법 제정 이후 가장 역사적인 전환점”이라며 정책 전환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번 로드맵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지난 6일부터 은행 간 외환시장이 24시간 운영 체제로 전환됐다. 내년 1월부터는 매매기준율 산정방식을 시장평균환율(MAR)에서 간가중평균환율(TWAP) 방식으로 바꾼다. 한국은행은 역외원화결제망(가칭)을 도입해 외국인 투자자가 해외에서 원화 계좌를 개설하면 국내 계좌 없이도 외국인끼리 원화 거래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오는 9월 시범 운영 후 내년 1월 본격 가동된다. 디지털 자산 결제 인프라도 갖춰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 발행 근거를 마련하고, 한은 기관용 CBDC와 연계한 국채 토큰화 실증사업도 내년 추진한다. 국제결제은행(BIS) 주도 디지털 국경 간 결제 프로젝트 '아고라'에도 정식 멤버로 참여한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MSCI 자본 분야 과제 25개 중 22개를 완료했으며, 나머지 증권거래·결제 자동화 인프라 구축, 투자자 등록 개선, 영문공시 확대 등을 올해 하반기나 내년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주요 교역국과의 현지통화 직거래 체계(LCT) 구축을 추진해 인도네시아에 이어 잠재 수요가 큰 국가로 확대하고, 국가 간 QR코드 결제 연동과 원화 기반 결제망도 확대한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금융 앱 QR코드만으로 결제가 가능해져 별도 환전이 필요 없고 카드 수수료 부담도 줄어든다.
정부는 원화 유동성 공급 방안도 마련했다. 야간 역외 결제 유동성 부족에 대비해 1단계로 외국환은행이 해외 금융기관에 오버드래프트 방식으로 원화를 제한 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하고, 이후 한은이나 외평기금이 유동성을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외환시장 안전판으로는 공공부문 외화자산을 '제2의 외환보유액'으로 활용하고, 궁극적으로 외환 건전성 관리체계를 역외 원화 시장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 국장은 “그동안 외환위기 예방에 전제를 뒀다면, 이제는 국제화로 누릴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을 모두 누리겠다는 정책 전환”이라며 “잠재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외환 정책이 전환된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