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한 국호 호명 논의 속도 조절
핵심 요약
통일부는 북한을 ‘조선’으로 부르는 방안이 확정된 정부 방침은 아니라고 밝혔다. 평화통일고문회의 원로들은 과거 남북 합의와 유엔 동시 가입을 근거로 정식 국호 사용을 제안했다. 정부는 대통령의 신중론에 맞춰 공론화와 국민 여론 형성 과정을 거치며 속도를 조절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7일 북한을 공식 국호의 약칭인 ‘조선’으로 부르는 방안이 정부 방침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대통령 업무보고가 짧게 진행되면서 공론화와 국민 여론의 성숙을 거친 뒤 추진하겠다는 설명이 생략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신중론을 반영해 논의를 서두르지 않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과정을 지켜볼 방침이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평화통일고문회의 원로들과 만나 남북 간 소통 통로가 사실상 막힌 현실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이 반응 없는 외침처럼 느껴지더라도 평화공존 정책을 인내심 있게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점도 소개했다. 간담회에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재정·임동원·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임헌영 국립한국문학관 관장, 함세웅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참석했다.
참석 원로들은 ‘북한’ 대신 ‘조선’을 사용하는 데 힘을 실었다. 임동원 전 장관은 남북이 1991년 9월 유엔에 함께 가입하면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두 주체의 존재를 인정했고, 남북기본합의서 이후 합의문에도 양측의 정식 국호를 사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정세현 전 장관도 정식 국호가 기재된 남북 합의서가 100건을 넘는다고 짚었으며, 백낙청 명예교수는 상대의 이름을 부르는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를 냈다.
국호를 둘러싼 논쟁은 북한이 ‘북한’ 또는 ‘노스코리아’라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상황과 맞물려 있다. 2024년 유엔총회에서는 한국 대표가 노스코리아라고 부르자 김인철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참사관이 공개 항의했다. 정 장관은 지난 3월 학술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관련 논의를 촉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조선 호명이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을 낳을 가능성을 언급해 신중한 검토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