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무기 재고 급감, 미국 다전선 억지력 시험대
핵심 요약
이란전으로 미군의 핵심 정밀유도무기 재고가 최대 절반 이상 소진된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시설과 부품·인력·공급망의 병목 탓에 재고 회복에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의 다전선 대응 능력 저하는 한반도 확장억제의 지속 가능성에도 점검 과제를 던진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미군의 정밀유도무기 재고가 급격히 줄면서 미국의 장기전 수행 능력과 전 지구적 억지력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이번 사태를 일시적 수급 차질이 아니라 냉전 이후 누적된 방위산업 생산 구조의 한계가 드러난 결과로 진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의 비판에도 전쟁예비탄약이 제한돼 있다는 사정이 자리 잡고 있다.
이란전에서 소진된 핵심 정밀유도무기는 전쟁 전 보유량의 3분의 1 수준이며, 일부 체계는 절반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1천발 이상, 전투기 탑재 공대지미사일 JASSM은 약 1100발이 단기간에 사용됐다. 재고를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체계별로 최소 3년이 필요하고, 일부는 2030년대 초반까지 걸릴 수 있다. 새 공장의 증설과 가동에도 18∼24개월이 소요된다.
미국 방위산업은 냉전 종식 이후 비용과 효율성을 앞세운 적시 생산 체계를 확대했지만, 대국 간 장기전을 뒷받침하기에는 생산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고체로켓모터와 첨단 탐색기, 특수 주조 부품의 공급이 제한되고 숙련노동력도 부족하다. 정밀무기에 필요한 반도체와 희토류는 해외 공급망 의존도가 높다. 이란전 이전 재고도 중국과의 대규모 전면전을 감당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미군의 패트리엇·사드·스탠더드 미사일 부족은 중동과 유럽 전선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 이란은 8월 초 미군의 공습 중단 이후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조건으로 제재 완전 해제와 동결자산 반환, 전쟁 배상, 미 해·공군 철수 등을 포함한 6개 요구를 내걸었다. 러시아는 패트리엇 요격탄이 고갈된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겨냥해 키이우 등 주요 거점에 공습을 확대했다. 이런 물적 제약은 미국이 여러 전선에 동시에 개입하는 전략을 축소할 가능성과 함께 한반도 확장억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