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북 호칭 완화·핵동결 우선 해법 제시
핵심 요약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대한 ‘주적’ 표현을 거두고 공식 명칭 사용을 제안했다. 통일부는 9·19 군사합의 복원과 핵 프로그램 동결을 우선하는 단계적 해법을 추진한다. 경원선 남측 구간 공사 재개와 남북협력기금 사용처 확대도 계획에 포함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하반기 핵심 정책 브리핑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을 거두고, 북한이 쓰는 공식 명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조선’을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북 언어의 수위를 낮춰 상호 신뢰를 쌓고 평화적 공존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장관은 전날 군 통수권자가 북한을 주적으로 지칭하는 냉랭한 상황을 끝내고 ‘위협’이라는 표현을 쓰자고 밝혔다. 이 사안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논의됐으나 국방부는 반대 입장을 냈다. 국방부는 올해 말 발간할 이재명 정부 첫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적으로 다시 규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남북을 별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현재 북한의 공식 국호 대신 ‘북한’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통일부는 평화적 공존 정책의 세 원칙으로 상호 존중과 호혜적 협력,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위기 관리, 비핵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향한 장기적 추진을 제시했다. 남북 교류 중단으로 동력을 잃었던 문재인 정부의 평화체제 구상을 되살리고,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체결한 9·19 군사합의 복원과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활용도 추진할 계획이다.
북핵 문제에서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중단을 첫 단계로 삼는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해법을 내놨다. 정 장관은 지난 25년간 정책의 한 축이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틀이 사실상 무너졌다고 진단했고, ‘동결 우선’ 접근에는 부처 간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인 이 대통령 임기 전반부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를 기대하면서 8·15 광복절 경축사를 대화의 돌파구로 지목했다. 통일부는 10년간 중단된 서울∼원산 경원선 남측 구간 공사를 내년에 재개해 2029년 완공하고, 집행률이 2∼3%에 머문 남북협력기금의 사용처를 평화경제특구와 민간 통일사업, 북한 연구까지 넓힐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