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주인은 당원, 국가의 주권자는 국민
핵심 요약
헌법상 국가의 주권은 당원이 아닌 국민 전체에 귀속된다. 양대 정당에서 조직화한 당원의 영향력이 공천과 지도부 선출에 크게 반영됐다. 정당의 공적 책임을 고려하면 당원주권보다 당원 참여 확대가 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정당 안에서 당원의 권한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당원주권’으로 규정하는 데에는 헌법적 개념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명시한다. 당원은 정당 운영에 참여할 권리를 갖지만 국가의 최종 의사결정권인 주권은 국민 전체에 귀속된다.
당원은 지도부와 공직 후보 선출, 당론 형성 과정에서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다만 조직화한 일부 당원의 영향력이 커지면 그 의사가 국민 전체의 뜻처럼 받아들여질 위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2024년 총선 공천과 당 대표 선거에서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확대됐고,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는 보완수사권을 일정 부분 유지하자는 의견이 더 많았음에도 당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났다.
국민의힘에서도 당원의 선택이 지도부 구성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25년 8월 전당대회 본선은 당원투표 80%와 일반 여론조사 20%를 합산했고, 여론조사 선두 후보가 당원 조사에서 낮은 지지를 받아 고전했다. 두 정당 모두 지도부와 의원들이 강성 당원의 반응을 의식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적극적으로 조직된 소수의 목소리가 침묵하는 다수보다 크게 반영될 가능성을 드러냈다.
정당이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국고보조금을 받는다는 점도 당원주권 개념과 맞물린다. 보조금 제도는 정당이 특정 당원의 이익만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라 다양한 정치적 의사를 반영하고 정책과 인재를 육성하는 공당이라는 전제에 놓여 있다. 정당은 당원의 뜻을 존중하고 참여 기회를 확대하되 이를 국민의 의사로 대체할 수 없다.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방향 역시 새로운 주권자를 설정하는 표현보다 당원 참여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