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성 약한 입법, 정권 따라 흔들릴 위험
핵심 요약
개정 노조법 시행 뒤 노사 분쟁이 이어지고 형사소송법 개정의 부작용을 둘러싼 우려도 커졌다. 정당성이 충분하지 않은 정책은 정권 교체와 함께 폐기되거나 원상복구된 전례가 반복됐다. 수사 체계의 잦은 변경에 따른 손실을 막으려면 정치와 입법 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노사 현장에서는 경영성과급의 임금성과 기업 투자의 교섭 의제 포함 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경찰에 수사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를 둘러싸고 더 큰 논란을 낳았다. 경찰은 검찰보다 조직 규모가 10배 이상 크고 중앙의 지방조직 통제도 상대적으로 느슨해 유착과 청탁에 따른 일탈 가능성이 우려된다.
노조법 개정은 취지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지만 세부 내용을 놓고 찬반이 맞섰다. 반면 형사소송법 개정에는 국민 3명 중 2명이 반대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내부에서도 다수가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를 바탕으로 법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절차와 내용, 사회적 수용성 모두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당성이 약한 정책은 정권 교체 때마다 뒤집혀 왔다. 박근혜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공정인사·취업규칙 지침은 문재인 정부에서 폐기됐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 폐지와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백지화는 윤석열 정부에서 철회됐다. 형사소송법도 수사 지연이나 부실 논란이 커지면 재개정 요구가 힘을 받을 수 있으며, 정권 교체 뒤 원상복구의 우선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청을 폐지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설립하되 보완 수사권을 남기는 방안이었다면 검찰의 독점적 권한을 제한하면서도 정책의 지속성을 높일 여지가 있었다. 수사권이 박탈된 기간이 길수록 검찰 수사력의 손실은 불가피하고, 그 부담은 범죄 피해자를 포함한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 노조법과 형사소송법, 방송 3법,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싼 갈등은 강성 당원의 영향력이 큰 공천 구조와도 맞닿아 있어 정치·입법 개혁의 필요성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