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끝별 신작 시집, 엄마의 언어로 삶과 이별을 품다
핵심 요약
정끝별이 엄마와 이별의 정서에 집중한 신작 시집 《반려 별자리》를 펴냈다. 시집은 떠난 엄마에 대한 상실을 넘어 태어남과 기억, 죽음 등 인생 전체를 아우른다. 시인은 엄마의 언어인 모어에서 시가 비롯된다는 인식을 작품 전반에 담았다.
시인 정끝별이 신작 시집 《반려 별자리》에서 ‘엄마’와 ‘이별’을 중심으로 삶과 상실의 의미를 풀어냈다. 문학동네에서 펴낸 이번 시집에는 여전히 날카로운 언어 감각과 특유의 유머, 말놀이가 어우러진다. 수록작 ‘한식의 슬하’는 세상을 떠난 부모를 흙의 품에서 다시 바라보며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관계를 함축적인 언어로 그린다.
시집의 첫머리에는 ‘엄마 집을 다녀오다’가 놓였고, 마지막은 ‘사전 장례식’이 장식한다. ‘사전 장례식’의 화자는 죽음이 닥치기 전에 먼저 작별의 길로 들어서며 “누가 뭐래도 그건 끝내주는 생이었다고” 말한다. 시작과 끝을 잇는 시편들은 떠나간 엄마를 향한 그리움과 이별의 고통에 머물지 않고, 태어남과 살아냄, 기억과 죽음까지 인생 전체로 시선을 넓힌다.
정끝별은 엄마를 자신을 낳아준 존재인 동시에 시를 가능하게 하는 모어의 근원으로 바라본다. 그가 설명한 엄마는 시간과 죽음, 기억과 상실이며 낳음과 애씀을 함께 품은 존재다. 엄마에게서 비롯된 사람이 엄마를 엄마로 쓰는 행위가 곧 시를 쓰는 일이라는 인식은 이번 시집에 엄마와 관련된 작품이 여러 편 배치된 배경이 된다.
정끝별은 1988년 ‘문학사상’에 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는 평론이 당선됐다. 이후 시 창작과 평론을 함께 이어왔으며, 시집 《자작나무 내 인생》, 《은는이가》,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등을 펴냈다. 《반려 별자리》는 오랜 시간 다듬어온 언어 감각을 바탕으로 개인의 상실을 삶의 보편적인 시간과 기억으로 확장한 신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