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건너뛴 한미 공역 소통, 무인기 오인 불렀다
핵심 요약
한미 실무진의 승인 절차 미준수와 우리 군의 보고 누락이 무인기 오인 사건으로 이어졌다. 미군 무인기 계획은 비행 하루 전 문자로 전달됐고 공군작전사령부의 정식 승인도 받지 않았다. 국방부는 육군 1군단장을 직무 배제하고 전군의 작전기강과 보고체계 점검에 착수했다.

경기 북부 접경지역에서 연합훈련 중이던 미국 해병대 무인기를 우리 군이 북한 무인기로 오인한 사건은 한미 실무진의 공역 통제 절차 미준수와 우리 군 내부의 보고 누락이 겹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군은 북한 무인기 대응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해 미군 무인기를 격추할 뻔했다.
미군 측은 비행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에 투입할 무인기 운용 계획을 육군 1군단 실무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알렸다. 기존 실사격 훈련 고도는 문자 본문에 적었지만 무인기 비행 고도는 첨부한 공문 사진에만 담았다. 실무자는 평소 시행하던 저고도 비행으로 판단해 제한이 없다는 취지로 답한 뒤 상급자와 관련 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
훈련 장소인 경기 파주 스토리 사격장은 군사분계선에서 약 3.7㎞ 떨어진 육군 1군단 관할 최전방 훈련장이다. 접경지역에서 일정 고도를 넘는 무인기 훈련은 공군작전사령부, 그 이하 비행은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미군 측은 정식 공문을 통한 인가 대신 문자에 공문 사진을 붙이는 방식으로 계획을 전달했고, 승인 권한을 가진 공군작전사령부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국방부는 3일 한기성 육군 1군단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1군단은 이번 무인기 오인 사건과 공용화기 미삽탄 경계근무 논란으로 합동참모본부 조사를 받고 있으며, 직무 배제는 관련 의혹을 객관적으로 조사하기 위한 조치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긴급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감사관 주도의 합동 특별 기강점검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이 끝나기 전까지 전군의 작전기강과 보고체계를 집중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한미 공역 통제 협조 체계도 보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