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1개국서 사용되는 임신중지약, 한국은 여전히 불법
핵심 요약
경구용 임신중지 약물이 전 세계 101개국, OECD 38개국 중 33개국에서 허용됐다. 한국은 OECD 내 5개 불법 국가 중 하나로, 현대약품이 2021년부터 세 차례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식약처가 법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승인을 보류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의료진 재량 사용을 검토하자고 지시하면서 관계부처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경구용 임신중지 약물이 전 세계 101개국에서 허용된 가운데,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사용이 불법인 5개국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의 87%가 이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
임신중지 약물은 1988년 프랑스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1991년 영국, 1992년 스웨덴 등으로 확산됐다. 미국은 2000년, 호주는 2012년, 캐나다는 2015년, 일본은 2023년에 각각 승인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 구매나 우편 배송을 허용하고 있으며, 연방대법원은 2024년 6월 낙태 반대 단체의 접근 제한 소송을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한국을 포함해 폴란드, 튀르키예, 슬로바키아, 코스타리카 등 5개국만이 OECD 내에서 이 약물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약물은 임신 유지 호르몬을 차단하는 미페프리스톤과 자궁 수축을 유도하는 미소프로스톨 성분으로 구성되며, 두 성분 모두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 필수 의약품 목록에 등재됐다. WHO는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로 인한 사망과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약물 접근성 보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에서는 국내 판권을 가진 현대약품이 2021년 7월부터 세 차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식약처는 법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승인을 보류 중이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이후 6년째 대체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법적 공백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관련법 개정 전이라도 의료진 재량으로 임신중지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발언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15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관계부처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식약처가 현행법상 도입에 문제가 없다는 법률 자문을 여러 차례 받고도 이를 숨기고 허가를 미뤄왔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