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정보요원들, 트럼프 권력 견제 약화 우려
핵심 요약
전직 미국 정보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견제 약화와 정보기관의 정치적 활용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밀 해제 정보를 근거로 중국의 2020년 대선 개입을 주장했지만 기존 국가정보위원회 결론과 충돌했다. 정부 비판자들의 기밀 접근 권한 박탈이 확대되면서 관련 법적 공방과 제도적 안전장치 훼손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전직 국가안보·정보기관 당국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기관과 기밀 제도를 개인의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며 권력에 대한 견제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구소련 등에서 근무한 폴 콜비 전 중앙정보국 지국장은 독재자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행사하는 데 공통된 방식이 있으며, 현재 미국의 상황도 그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진단했다. 게일 헬트 전 분석관은 마오쩌둥조차 화폐에 자신의 얼굴을 넣지 않았다며 트럼프가 여권과 화폐에 자기 얼굴을 넣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가장 큰 우려 가운데 하나는 기밀 해제와 정보기관의 정치적 활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대국민 연설에서 일부 정보를 기밀에서 해제한 뒤 중국이 2020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국가정보위원회는 2021년 중국이 해당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줄리아 커리 전 중앙정보국 분석관은 트럼프가 자신의 메시지를 강화하는 데 중앙정보국을 이용하고 있다며, 최근 수십 년 동안 정보기관의 역량과 권한이 이처럼 악용된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역대 대통령들도 정책을 뒷받침하려는 목적으로 기밀을 해제한 전례가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전직 당국자들은 트럼프의 경우 개인적인 정치적 이익을 위해 기밀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고 본다. 이들은 2016년 결성된 전직 국가안보·정보기관 관계자 모임 ‘더 스테디 스테이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 단체의 회원 수는 빠르게 늘었다.
트럼프 정부는 비판적 인사에게 불이익을 주는 수단으로 기밀 접근 권한도 활용했다.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에서 유출된 이메일이 러시아 정보 공작일 가능성을 제기한 성명에 참여한 전직 정보 당국자 50명은 지난해 트럼프 취임 첫날 권한을 잃었고, 바이든 정부의 고위 관료와 주요 비판자들도 뒤이어 박탈 대상이 됐다. 지난해 같은 처분을 받은 뒤 행정부와 법적 공방 중인 국가안보 전문 변호사 마크 자이드는 그 규모가 1950년대 매카시즘 이후 가장 크고 안전장치가 모두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헬트는 우려할 사안이 많다면서도 미국의 민주주의와 자유의 역사를 근거로 시민들이 순순히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