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서 맺은 인연, 70여 년 만의 수소문
핵심 요약
미 종군기자 로버트 H 모저의 아들이 부친과 6·25전쟁을 함께 겪은 한국인 소년 KIM을 찾고 있다. 당시 15세 안팎이던 KIM은 피란민 캠프에서 모저의 취재를 돕고 사진을 배우며 가족처럼 지냈다. 국가보훈부는 현재 80대로 추정되는 KIM과 관련한 제보를 홈페이지에서 받고 있다.
6·25전쟁 당시 미 해병 종군기자로 활동한 고 로버트 H 모저의 아들 로버트 P 모저가 아버지와 전쟁터에서 가족처럼 지낸 한국인 소년 ‘KIM’을 찾고 있다. 그는 최근 국가보훈부가 공개한 영상을 통해, 70여 년 전 헤어진 KIM이나 그를 아는 사람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15세 안팎이었던 KIM은 현재 80대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1923년생인 로버트 H 모저는 1951년부터 1952년까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창도리 인근 피란민 캠프에서 KIM을 만났다. 옛 강원도 김화군 창도면에 속했던 창도리는 현재 북한 지역이다. 강원 홍천의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한 KIM은 전쟁으로 집과 아버지를 잃은 상태였다. 미 해병대원들은 소년에게 음식과 옷을 건넸고, 사진작가를 꿈꾸던 KIM은 모저의 취재를 도우며 사진을 배웠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취재 협조를 넘어 가족에 가까워졌다. 모저는 크리스마스 무렵 KIM의 가족을 만날 만큼 소년과 깊은 유대를 쌓았고, 훗날 자신이 KIM을 받아들인 것인지 오히려 KIM이 자신들을 가족으로 삼은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모저가 소속 부대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만남은 끝났다. 그는 KIM을 미국으로 데려가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가족 곁에서 한국인으로 성장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아들 로버트 P 모저가 수소문에 나선 계기는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삶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는 열일곱 살 때 부친을 잃어 성인이 된 뒤 아버지와 대화할 기회를 갖지 못했고, 부친이 남긴 기사를 읽는 과정에서 KIM의 존재를 알게 됐다. 이제는 KIM에게 당시 아버지의 모습과 두 사람이 나눈 시간을 직접 듣기를 바라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KIM의 행적이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제보를 접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