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불안 속 공항 미술이 전한 위로의 메시지
핵심 요약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후 중동 공항에서 미술작품이 여행자에게 위로를 주었다. 카타르 하마드 국제공항의 우르스 피셔 조각과 바레인 국제공항의 브라이언 클라크 스테인드글라스가 대표적 사례다. 인천공항의 자비에 베이앙 작품처럼 세계 공항 미술은 문화적 품격과 함께 여행자의 안전 귀환을 기원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지역 공항들은 항공편 취소와 폐쇄로 혼란에 빠졌지만, 그 와중에 공항에 설치된 미술작품이 여행자들에게 뜻밖의 위안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카타르에 머물던 한 여행자는 갑작스러운 항공편 취소로 열흘간 고립된 끝에 전세기를 타기 위해 하마드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스위스 현대미술가 우르스 피셔의 대형 조각 '무제(램프/곰)'를 마주했다. 높이 7m, 무게 18톤의 노란 청동 곰인형은 졸고 있는 듯한 자세와 머리 위 램프의 따뜻한 빛으로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며 '집에 잘 가라'는 위로를 전했다고 한다.
이란의 공격 반경 안에 있는 바레인 국제공항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입국장을 나서자 영국 유리예술가 브라이언 클라크 경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콘코르디아'가 눈에 들어왔다. 가로 34m, 세로 17m로 세계 최대 규모인 이 작품은 꽃과 곤충의 형상을 눈부신 색채로 담아내 공항을 평화로운 성당처럼 느끼게 했다. 드론과 미사일 경보가 울리는 상황에서도 이 작품은 잠시나마 두려움을 잊게 하는 힘을 발휘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발층에 설치된 프랑스 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그레이트 모빌'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높이 19m의 푸른 기하학적 형태는 공기 흐름에 따라 천천히 움직이며 비행기의 역동성을 평화로운 리듬으로 바꿔 놓는다. 이 작품은 여행자에게 잠시 소음을 잊게 하고 모든 여행자가 돌아갈 '집'을 떠올리게 한다.
전쟁이 공항을 가장 먼저 바꾸지만, 예술은 전쟁을 멈추게 하지 못해도 두려움 속에서 인간다움을 잃지 않게 하는 힘이 있다. 세계 주요 공항들이 유명 작가의 작품을 설치하는 것은 한 나라의 첫인상과 문화적 품격을 보여줄 뿐 아니라, 불안한 여행자의 마음을 붙잡아 주는 가장 조용한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여행의 끝은 언제나 집이며, 공항의 미술은 출발보다 무사한 귀환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