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한동훈, ‘까르띠에 시계’ 공방 선거법 맞고소로 확전
핵심 요약
부산시장 선거와 부산 북갑 보궐선거를 앞두고 법적 공방이 확대되면서 정책 경쟁보다 검증·네거티브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7일 이른바 ‘까르띠에 시계’ 수수 의혹을 둘러싸고 서로를 고소했다. 전 의원은 한 전 대표의 의혹 제기가 선거 국면에서 허위 사실을 퍼뜨린 행위라고 주장했고, 한 전 대표는 전 의원이 의혹의 핵심을 부인하지 않은 채 자신을 고소했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를 앞둔 부산 정치권의 공방이 법적 분쟁으로 번진 것이다.
전 의원은 이날 한 전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고가 시계 수수 여부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악의적인 흑색선전과 선동에 해당한다고 보고, 반복적인 의혹 제기에는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수사 과정에서 한 전 대표가 성실히 조사에 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덧붙였다.
한 전 대표도 즉각 전 의원을 상대로 무고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고소 방침을 내놓았다. 그는 전 의원이 의혹의 핵심인 시계 수수 여부를 명확히 부인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오히려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고가 시계를 받았는지 여부를 분명히 밝히라는 요구가 선거용 비방이나 흑색선전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부산 선거판으로 옮겨붙은 의혹 공방
이번 충돌은 두 사람이 같은 선거구에서 직접 맞붙는 구도는 아니라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전 의원은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는 민주당 후보이고, 한 전 대표는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사실상 굳힌 상태다. 선거의 종류와 무대는 다르지만, 모두 부산 민심을 겨냥한 정치 행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공방은 지역 선거 전체의 프레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 의원은 한 전 대표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치적 쟁점으로 끌어올려 왔고, 한 전 대표는 전 의원을 상대로 고가 시계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해 왔다. 한쪽은 상대의 정치적 신뢰성과 노선 문제를 겨냥하고, 다른 한쪽은 도덕성과 설명 책임을 문제 삼는 방식이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정책 경쟁보다 인물 검증과 책임 공방이 전면에 놓이는 전형적인 양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의 쟁점
공직선거법은 후보자나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에게 불리하도록 허위 사실을 공표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한다.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실관계가 왜곡될 경우, 단순한 정치적 비판을 넘어 형사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선거 국면의 표현은 공적 검증이라는 성격도 함께 갖고 있어, 어떤 발언이 의견 표명인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의 단정적 유포인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전 의원 측의 주장은 한 전 대표가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선거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해 유권자 판단을 흐리게 했다는 데 초점이 있다. 반대로 한 전 대표 측은 자신이 특정 사실을 단정했다기보다 전 의원에게 해명을 요구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수사기관은 발언의 전체 맥락, 표현 방식, 의혹 제기의 근거, 선거에 미친 영향 가능성 등을 따져 법 적용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무고 혐의도 별도의 쟁점이다. 무고죄는 타인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할 수 있다. 한 전 대표가 전 의원을 무고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한 것은 전 의원의 고소 자체가 허위 사실에 기초했다는 주장과 연결된다. 결국 두 사람의 맞고소는 단순한 명예 공방을 넘어, 의혹 제기의 정당성과 고소의 근거를 동시에 다투는 구조가 됐다.
정책 경쟁 밀어내는 네거티브 충돌
부산은 이번 선거에서 여야 모두가 상징성을 크게 두는 지역이다. 민주당은 지역 기반 확장을 위한 교두보로 부산시장 선거를 중시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보수 정당의 전통적 우세 지역에서 주도권을 공고히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 의원과 한 전 대표의 충돌은 각 진영의 지지층 결집을 노린 메시지 경쟁의 성격도 띤다.
다만 고소전이 장기화하면 지역 현안 논의가 뒤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산업 재편, 항만·물류 경쟁력, 지역 소멸 대응, 교통망 확충, 청년 일자리 등 복합적인 정책 의제가 다뤄져야 한다. 보궐선거 역시 특정 지역의 국회 대표성을 새로 구성하는 절차인 만큼, 후보자의 입법 역량과 지역 공약 검증이 병행돼야 한다.
- 고소 주체: 전재수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가 각각 상대방을 형사 고소했다.
- 핵심 쟁점: 고가 시계 수수 의혹 제기가 허위사실 공표인지, 정당한 해명 요구인지가 다퉈진다.
- 선거 구도: 두 사람은 직접 맞대결 후보는 아니지만 부산 선거판에서 상징적 충돌 축이 됐다.
- 법적 쟁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무고 혐의가 함께 제기됐다.
정치권의 의혹 제기는 유권자의 알 권리와 후보 검증이라는 측면에서 필요할 수 있지만,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반복될 경우 선거를 왜곡할 위험도 있다. 반대로 의혹을 받는 쪽이 충분한 설명 없이 법적 대응만 앞세우면 검증 회피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두 주장 가운데 어느 쪽이 법적으로 설득력을 얻느냐와 별개로, 선거 국면에서 검증과 네거티브의 경계가 다시 쟁점화된 사례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수사기관이 두 사람의 발언을 어떤 법적 성격으로 분류하느냐다. 고가 시계 수수 의혹의 사실관계, 발언이 나온 시점과 방식,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성 여부가 차례로 검토될 전망이다. 부산 선거가 본격화될수록 이번 맞고소는 후보 개인의 도덕성 논란을 넘어 여야의 선거 전략과 지역 민심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