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철, 한국 무대서 그려낼 지크프리트의 성장
핵심 요약
전민철이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에서 두 차례 지크프리트 왕자로 무대에 오른다. 마린스키 첫 시즌에 익힌 감정과 연기의 섬세함을 국내 공연에 담을 계획이다.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쌓은 주역 경험은 마린스키 무대 적응의 밑거름이 됐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의 퍼스트 솔리스트 전민철(23)이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로 국내 관객과 만난다. 공연은 14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며, 전민철은 16일과 19일 지크프리트 왕자로 무대에 오른다. 두 회차는 예매 시작과 거의 동시에 매진돼 국내 팬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시켰다.
전민철은 6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마린스키 첫 시즌 동안 쌓은 경험과 변화를 이번 공연에 담겠다는 뜻을 밝혔다. 어릴 때부터 좋아해 온 ‘백조의 호수’를 마린스키에서도 직접 공연하고 자주 관람한 그는 백조와 왕자의 첫 만남, 흑조와 마주하는 장면 등 이야기의 흐름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백조 군무 속에서 백조가 피할수록 왕자의 사랑이 깊어지는 장면을 인상적인 대목으로 꼽았다.
유니버설발레단 줄리아발레아카데미에서 수련한 전민철은 선화예중·고와 발레단 주니어 컴퍼니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영재로 조기 입학했다. 문훈숙 단장은 중학교 1학년 때 ‘다리 긴 곰돌이’로 불리던 그가 고등학교 진학 무렵 크게 성장했고, 고교 1학년 실기 시험에서 본 춤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다고 회상했다. 전민철은 마린스키 입단 전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전막 발레 ‘라 바야데르’와 ‘지젤’의 주역을 맡은 경험이 러시아 무대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마린스키에서 보낸 1년여는 전민철의 생활과 표현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공연을 보며 영감을 얻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일상에서 홀로 생각하는 시간이 춤을 깊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현지 발레 마스터들은 동작 자체보다 감정과 연기를 강조했고, 같은 마임도 역할에 따라 속도와 힘을 세밀하게 달리하면 인물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을 가르쳤다. 입단 초기에는 신체와 손의 선, 등장할 때의 에너지로 주목받았고, 최근에는 같은 역할에도 변화를 주며 성장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