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끊긴 가자, 폭염 속 수두까지 확산
핵심 요약
가자지구에서 폭염과 열악한 위생 환경 속에 2주 만에 수두 환자 9300명이 발생했다. 전기와 냉방이 끊긴 난민촌 주민들은 달아오른 천막과 오염된 바다, 쥐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수두를 앓은 15살 마르와는 치료와 음식이 부족한 격리 생활을 견뎠지만 얼굴과 마음에 상처가 남았다.
전쟁으로 냉방과 의료 기반이 무너진 가자지구에서 폭염과 감염병이 주민들의 삶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불과 2주 사이 수두 환자 9300명이 발생했다. 거주지의 83%에서 쥐가 발견될 만큼 악화한 위생 환경과 과밀한 생활 공간, 부족한 의료시설, 여름철 고온이 질병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난민 캠프에 사는 15살 마르와 사와르카는 파괴된 집을 떠나 가족과 천막에서 생활한다. 이스라엘 발전소에서 공급되던 전기가 끊겼고, 소형 발전기에 필요한 연료도 병원 등 시급한 시설에 먼저 배정돼 선풍기와 에어컨을 쓸 수 없다. 한낮의 천막은 오븐처럼 달아오르고, 주민들은 그늘을 찾아다니거나 젖은 천과 종이상자 조각으로 더위를 견딘다. 하수처리 시설이 파괴돼 오염된 바다에서는 수영조차 하기 어렵다.
밤에도 열기는 가시지 않아 마르와는 땀에 젖은 채 여러 차례 잠에서 깬다. 수면 부족은 다음 날 피로와 두통으로 이어진다. 천막 안에 나타난 큰 쥐를 목격한 뒤에는 자신과 어린 동생들이 공격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생겼다. 작은 소리에도 잠을 깨면서 휴식을 취해야 할 밤은 불안과 공포의 시간으로 바뀌었다.
마르와는 최근 고열과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 수두를 앓았다. 반점은 얼굴과 머리, 눈썹을 비롯한 온몸으로 번졌지만 흉터가 남을까 봐 긁지 못한 채 버텼다. 진료소에서 오래 기다린 뒤 가족과 격리됐고, 얼음과 과일, 고기 같은 신선한 음식도 구하지 못했다. 증상은 가라앉았으나 얼굴에는 자국이 남았다. 마르와에게 물과 잠자리, 가족의 안전처럼 전쟁 전 당연했던 일상은 매일 생존을 확인해야 하는 문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