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대응, 배터리 내부 선제 진압으로
핵심 요약
전기차 화재 대응 기술이 사후 진압에서 열폭주 조기 감지와 확산 차단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질식소화포와 하부 주수, 이동형 수조에 AI 감지와 무인 소방장비가 더해지고 있다. 배터리 셀에 직접 작용하는 소화 캡슐이 양산되며 내부 선제 대응도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전기차 화재 대응의 중심이 불길을 끄는 사후 진압에서 열폭주 확산을 막는 조기 대응으로 이동하고 있다. 차량을 감싸 산소 유입과 화염 확산을 억제하는 질식소화포, 배터리팩을 겨냥한 하부 주수 장비, 화재 차량을 장시간 냉각하는 이동형 수조에 이어 열화상 카메라와 인공지능, 무인 소방로봇, 배터리 내부 소화 캡슐까지 현장과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질식소화포는 고온에 견디는 대형 포로 차량 전체를 덮어 지하주차장 등 밀집 공간에서 불길과 연기, 유해가스가 퍼지는 범위를 줄인다. 다만 배터리 셀 내부의 열폭주를 질식만으로 멈추기는 어려워 추가 대응 시간을 확보하는 용도로 쓰인다. 하부 주수 장비는 차량 아래에서 배터리팩 쪽으로 냉각수를 집중 분사하지만 차종마다 팩과 보호판 구조가 달라 투입 위치를 신속히 판단해야 한다. 이동형 수조는 진압 후 차량을 격리해 잔존 열과 재발화 위험을 관리하는 데 활용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격과 내부 단락, 과열로 셀 온도가 급격히 오르면 열이 인접 셀로 번지는 열폭주가 발생할 수 있다. 수백~수천 개 셀이 밀집된 배터리팩은 외부 불길이 사라진 뒤에도 내부 열이 남아 재발화할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팩이 차량 하부의 견고한 구조물 안에 있어 외부에서 물을 뿌리는 방식만으로 열원을 직접 식히기 어렵고, 많은 소방용수와 장시간 대응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응 시점을 앞당기는 기술도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파이어킴ES의 배터리 화재전용 소화시스템 ANT는 셀 주변을 화재 감응형 캡슐로 덮고 일정 온도에 이르면 소화약제를 방출한다. 별도 센서나 전원 없이 작동하도록 설계됐으며, 약 10년간의 개발을 거쳐 올해 1분기 양산을 시작했다. 국내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의 모빌리티용 배터리팩 프로젝트에 공급 중이며 로봇·산업용·방산용 배터리로 검증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열화상·AI 감지와 무인 장비를 연계한 감지·경보·초기 진압 체계도 충전시설과 대형 주차장뿐 아니라 ESS, 물류로봇, UAM 등 고용량 배터리 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