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방력, 메마른 경남 농경지에 긴급 급수
핵심 요약
전국 소방물탱크차 200대와 소방관 400명이 경남 농경지 긴급 급수에 투입됐다. 경남의 7월 강수량은 평년의 23%에 그쳤고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3.3%로 떨어졌다. 폭염과 수분 고갈이 맞물리면서 농작물 피해 면적이 2121㏊까지 확대됐다.
극심한 농업가뭄이 이어지는 경남에 전국의 소방물탱크차와 소방관들이 투입됐다. 12일 오전 밀양시 부북면 청운리에서는 강원 홍천소방서 소속 김명학 소방장과 정병재 소방교가 홍천2호에 실어 온 밀양강 물을 논에 공급했다. 벼가 상하지 않도록 화재 진압 때의 3분의 1 수준으로 수압을 낮췄지만, 6000리터의 물은 푸석해진 논바닥으로 빠르게 스며들었다.
홍천 소방관들은 오전 9시 집결 지시에 맞추기 위해 새벽 4시 집을 나서 5시에 출발했다. 한 차례 급수는 5분도 걸리지 않았고, 물탱크가 비자 곧바로 밀양강으로 돌아가 다시 물을 채웠다. 논 옆 농수로는 바닥이 드러났으며 물을 퍼 올리던 양수기도 멈춘 상태였다. 김태용 청운리 이장은 지난해 물난리와 달리 올해는 평생 경험하지 못한 긴 가뭄을 겪고 있다며, 이날 처음 기우제까지 지냈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11일 오후 8시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리고 16개 시·도 소방본부의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관 400명을 경남에 배치했다. 이들은 12일 오전부터 경남 14개 지역에서 13일까지 급수 지원을 벌인다. 가뭄으로 국가소방동원령이 내려진 것은 지난해 강원 강릉에 이어 두 번째다. 경남은 6월 중순부터 두 달째 가뭄을 겪고 있으며, 7월 강수량은 평년의 23%인 73.4㎜로 1973년 통합 기상관측 이후 가장 적었다.
12일 기준 경남 농업용 저수지 569곳의 평균 저수율은 33.3%로 낮아졌다. 밀양은 25.2%, 김해는 26.2%, 함안은 26.7%에 머물렀다. 함양을 제외한 17개 시·군이 농업용수 가뭄 단계에 들어갔고 밀양·함안·거제는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다. 벼와 콩, 고추, 과수류 등 피해 면적은 2121㏊에 달한다. 최근 3개월간 부산·울산·경남 누적 강수량도 평년의 46.7%인 303.3㎜에 그친 가운데, 폭염이 토양 수분을 더 고갈시키며 가뭄을 강화하는 복합재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