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상장주식 승계 때 세금 30% 이상 가산
핵심 요약
주가를 낮게 유지한 것으로 판단된 상장사의 승계 주식은 시가를 최소 30% 할증해 평가한다. 국세청 심의와 기업의 소명 절차를 거쳐 최대 200여 곳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개편안에는 SK㈜ 등 자사주 의무 소각에 따른 법인세 부담을 없애는 방안도 포함됐다.

상장기업 최대주주가 상속·증여세를 줄이려고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과세 제도가 도입된다. 3일 공개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상장사의 주식 가치를 최소 30% 높여 평가하는 개정안이 담겼다. 법령 개정을 거쳐 내년 4월 1일 이후 양수하거나 양도하는 주식부터 적용하며, 대상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7.5%인 최대 200여 곳으로 추산됐다.
적용 여부를 가르는 요건은 두 갈래다.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이 업종별로 코스피 하위 25% 또는 코스닥 하위 10%에 속하면 심사 대상이 된다. 또 최근 1년 동안 중복 상장이나 교환사채 발행처럼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자본거래를 하고, 평가일 전후 2개월의 종가 평균이 최근 3년 시가보다 30% 이상 낮아진 경우도 포함된다. 해당 기업은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장주식의 시가를 상속개시일이나 증여일 전후 2개월간 종가 평균으로 산정한다. 이 방식은 지배주주가 승계 과정에서 세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주가를 낮게 유지할 유인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만 교환사채 발행 등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곧바로 과세가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이 추정 기업을 선별해 민간위원 중심의 위원회에 회부하고, 기업이 주가를 인위적으로 누르지 않았음을 입증하면 기존 평가 방식이 유지된다.
세제개편안에는 상법 개정에 따른 자사주 의무 소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인세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자사주 비율이 전체 발행주식의 24.8%인 SK㈜는 지난 3월 임직원 보상용 물량을 제외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2015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SK C&C 합병 때 생긴 자사주를 소각하면 세법상 주식 처분으로 인정돼 수천억원의 세금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겼다. 개편안은 이 같은 자사주 소각에 과세하지 않는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