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주가 급락 기업, 승계 주식 평가액 높인다
핵심 요약
정부가 장기 저PBR 또는 특정 기업 행위 뒤 주가가 급락한 기업의 상속·증여 주식 평가액을 높이는 개정안을 마련했다. 평가 대상은 국세청 심의를 거쳐 확정되며, 납세자가 주가 억제 의도가 없었다고 입증하면 기존 방식을 유지할 수 있다. 개정안은 경영권 승계 과정의 주가 누르기를 차단하고 국내 증시의 장기 저평가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가 경영권 승계를 앞둔 대주주의 이른바 ‘주가 누르기’를 차단하기 위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을 추진한다. 재정경제부가 2026년 8월 3일 공개한 세법개정안에는 장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거나 중복 상장·교환사채 발행 뒤 주가가 크게 떨어진 기업의 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평가액을 높이는 방안이 담겼다. 주가가 낮을수록 세 부담이 감소하는 현행 구조를 보완하려는 조치다.
적용 검토 대상은 최근 6년 동안 PBR이 업종 내 하위권에 머문 기업과 특정 기업 행위 이후 주가가 최근 3년 시가보다 30% 이상 급락한 기업이다. 장기 저PBR 기업은 현행 평가액의 1.3배와 상속·증여 시점 전 최근 6개월부터 6년 6개월까지의 종가 평균을 비교해 더 높은 금액을 적용한다. 중복 상장이나 교환사채 발행 뒤 급락한 기업은 최근 6개월·1년·2년·3년 종가 평균 가운데 최고액으로 평가한다.
현재 상장주식의 상속·증여 가액은 해당 시점 전후 2개월의 평균 주가를 토대로 산정한다. 이 때문에 승계 시기에 주가가 낮으면 대주주의 세 부담도 함께 줄어드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기업가치가 2조원인 상장사의 지분 50%를 상속하는 사례에서는 최대주주 할증 20%를 반영한 평가액이 현행 1조2000억원이다. 주가 누르기 기업으로 분류돼 평가액이 30% 오르면 1조5600억원이 되고 상속세는 약 1800억원 늘어날 수 있다.
요건을 충족한 기업이 곧바로 강화된 평가 방식을 적용받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가 개별 사안을 심의해 최종 대상을 정하며, 납세자가 의도적인 주가 억제가 아니었다는 점을 입증하면 기존 방식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이번 개정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장기 저평가를 완화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정책 흐름에 놓여 있다. 다만 심의 기준과 납세자의 입증 부담은 제도 시행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질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