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금리 하락 뒤 실적이 잇는 코스피 회복
핵심 요약
저평가된 주가와 금리 하락이 코스피의 첫 반등 동력으로 거론된다. 기업 이익 전망은 높아졌지만 외국인은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를 이어갔다. 환율 안정과 반도체 이익 신뢰 회복이 추가 상승을 결정할 조건으로 꼽힌다.
급락을 거친 코스피가 단숨에 낙폭을 되돌리는 V자형보다 두 단계에 걸쳐 올라서는 ‘√자형’ 회복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업 실적과 비교해 과도하게 낮아진 주가와 시장금리 하락이 첫 반등을 만들고, 이후 이익 개선과 외국인 자금 유입이 추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경로다. 지수가 폭락 이전 수준을 곧바로 회복하기는 어렵지만, 낮아진 가격이 추가 하락을 제한해 점진적인 반등이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코스피는 지난 6월 고점보다 33.3% 급락했지만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 전망치는 연초 대비 약 184% 늘었고, 이익 전망도 12개월 연속 상향 조정됐다. 지난 9일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5.12배로 내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저점 6.27배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저점 7.53배를 모두 밑돌았다. 기업이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기준으로 주가의 저평가 정도가 과거 주요 위기 때보다 커진 셈이다.
현재 상황은 주가와 기업 이익 전망이 함께 무너졌던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과 차이가 있다. 최근 코스피가 6000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L자형 장기 침체 우려가 커졌지만, 이번에는 주가가 폭락하는 동안 이익 전망이 오히려 높아져 둘 사이의 간극이 이례적으로 확대됐다. 미국 7월 비농업 고용도 2만3000명 감소해 8만명 증가 예상에 크게 못 미쳤고, 5~6월 증가 폭은 합계 10만3000명 하향 조정됐다.
미국 고용 둔화로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압력이 낮아진 가운데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6%대로 내려왔다. 달러 약세까지 이어지면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조건이 형성될 수 있다. 다만 지난달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대거 매도했고, 이달 첫째 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7조4000억원을 순매도한 점은 빠른 반등을 제약한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유입에 환율 안정이 필요하고, 반도체 이익에 대한 신뢰 회복까지 갖춰져야 두 번째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